이건희의 서재 - 고독, 몰입, 독서로 미래를 창조하라
안상헌 지음 / 책비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된 동기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 '삼성'의 힘은 과연
무엇인지와 거대한 '삼성'을 움직이는 CEO '이건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지난 7월 6일 세 번의 도전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지로 선정된 '평창'이란 
이름이 울려퍼진 남아공의 더반에도 '이건희'회장이 있었다.
얼핏 눈물이 비치는 것 같았던 그의 얼굴에는 기쁨과 또다른 감정이 얽힌듯
보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동계올림픽개최지가 된 기쁨도
있겠지만 모두 11차례에 걸쳐 170여일간 지구 다섯바퀴를 도는 강행군을
펼친 그의 감회는 분명 남달랐을 것이다.

대기업의 CEO로서 부족할 것이 없을 그가 국가를 위해 혹은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 노구를 끌고 고군분투했을 여정을 생각하니 역시 그는 뭔가 달라도 다른
사람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과연 그의 서재에 꽂힌 책은 무엇일까.
고독과 몰입, 그리고 독서로 미래를 창조했다는 그가 손꼽는 책들은 무엇일지
너무나 궁금했다.



사업에 바쁜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일본에 보내졌다. 아홉 살 위의 형이 있었지만 워낙 나이차이가 많은 탓에 살가운
상대가 되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TV에서 비쳐지는 그의 얼굴에서는 짙은 고독이랄까. 그런것이 느껴졌었다.
'삼성'이란 왕국의 '군주'이지만 어린시절부터 고독과 마주했던 그가 바로 그 고독을
통해 끊임없이 사색하고 몰입했고 결국 지금의 '삼성'을 키운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고독을 못견뎌하고 심지어 술이나 도박으로 소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독서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고 세계적인 경영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단련을 한셈이다.

'이건희는 밤을 세워 책을 읽는 책 중독자다. 한번은 김영삼정권 시절 스페인 국왕의
방한 행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전날 밤을 세워 책을 읽고는 눈이 벌게져서
청와대에 간 적도 있다. (중략) 그런 점에서 책은 술과 비슷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문장에 취해 더 읽도록 만드는 것이 책이다.' -58p



느리고 어눌한 그의 말투를 보면 확실히 말수가 적고 달변가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그가 능수능란한 비유를 사용하는 촌철살인의 대가가 된 것은 모두
독서의 힘 덕이라는 것에 공감이 간다.

'책 속의 주인공과 나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읽다 보면 내가 주인공이 되고
주인공이 내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서는 우리의 삶에 아무런 감흥도 개선의 여지도
줄 수 없을 것이다.' -150p

인내의 달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좋아하고 한 손에는 청룡언월도를, 다른 한 손에는
'춘추'를 들고 있었다는 삼국지의 '관우'는 한마디로 문무를 겸했다는 말이다.
이런 '관우'와 일치한다는 저자의 표현이 참으로 와 닿는다.
아버지 이병철로 부터 한비자를 추천받은 것도 그렇지만 그가 인용하는 많은 글중에는
유독 고전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인문학은 쓸모없이 땅이 아니다. 내가 딛고 서 있는 발바닥 이외의 모든 곳이다.' -180p

이건희의 서재에 꽂혀있을 책들은 바로 이 인문학 서적들일 것이다.
철학,역사,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대한 이해없이 단편적인 기술만으로 세상을 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일시적으로 삶의 기술을 익히려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된다. 
하지만 붕정만리를 꿈꾸는 삶의 경영자가 되려면 인문학은 필수적이다.' -181p

실제로 그의 서재에 가보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그가 세상에 내어놓은 촌철살인의
말들과 그의 경영기법을 보면 그의 독서의 양이나 폭이 엄청나다는 것을 짐작케한다.
'삼성'이란 왕국이 거저 세워진 것이 아님을 그의 서재에 꽂혀있을 책들을 생각하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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