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성문화사 - 세계의 숨겨진 성문화 이야기
후쿠다 카즈히코 지음, 임명수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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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내가 이 책은 내어놓고 읽기가 민망할 만큼 성(性)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은밀하거나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런 주제이다.

사실 성(性)은 인간의 원초적본능과 행위이며 인류의 생명과 발전을 잇는 중요한 열쇠이다.

그럼에도 왜 성(性)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주춤거리게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유교문화에서 성장하여 성(性)은 내밀하여야 하고 드러내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교육받은

탓일 것이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성문화와 규범등의 지식을 담은 이 책은 역사서라고 표현되는 것이

더 맞을 듯하다.

 



 

너무나 도발적인 표지때문에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내어놓고 읽기가 민망한 것은

여전하지만 성에 얽힌 역사와 에피소드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피임법이라니...하긴 그도 인간인지라

성(性)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궁내에 서양 삼나무기름이나 납이 함유된 연고, 혹은

유향과 올리브기름을 섞은 액체를 바르면 여자가 임신하지 않는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지'에 임상학적 의견을 말하고 있다. 근대 과학의 해명에 의하면 서양 삼나무 액체는

정자를 말살시키는 강력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고대의 의학수준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영웅이었지만 과도한 색욕으로 목숨을 재촉한 시저나 네로의 말로를 보니 영웅도 성(性)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을 만큼 성(性)의 위력은 대단한 모양이다.

시대의 영웅들을 섭렵한 클레오파트라도 독사에게 젖꼭지를 물게하여 죽어갔다니

당대의 미인도 운명은 어쩔 수가 없었나보다. 그러나 왜 고대의 이집트에서는 장례풍습에

따라 소의 남근을 그녀의 음경에 삽입시켜 봉인시켰는지 궁금함을 더한다.

 

사랑의 경전 카마수트라에 담긴 기묘한 성애술을 보면 섹스역시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이

되고 그런 남녀의 합체가 경건한 행위임을 증명하는 것 같아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탕아 카사노바의 일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였으나 돈도 실컷 써보고 여자들도 원없이

품어봤으니 저승에서도 후회는 없을 듯하다.

 



 

인도나 중동의 사창가문화를 보면 엄격할 것 같은 종교국이면서도 화려하고 거대한

매춘문화가 공존하는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성(性)은 결국 종교를 뛰어넘어

너무도 당당하게 인간을 지배하는 원시적이면서도 강력한 본능이라는 것이 또 한번

증명이 된 셈이다.

 

중세에 고환보호대며 영주에게 바쳐지던 결혼세, 출세를 하기위해 환관이 되야 했던

중국의 거세문화까지 세계의 숨겨진 성(性)문화가 속속들이 파헤쳐져 있다.

몰래 봐야 할 것 같은 성(性) 잡학 사전이지만 역사공부가 저절로 된다.

가끔 곁에 있는 사람의 시선이 민망하지만 부끄러워하지 말고 실컷 들여다보자.

어차피 인간이기에 성(性)에 성(城)을 쌓고 모른체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옥방비결(玉房秘訣)에 나오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혹시 나는 어느정도 부합하는지

맞추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적당한 키와 몸매, 성격은 그윽하고 신중하며 정열적이어야 한다. 검은 머리에 가는 눈,

풍요로운 느낌의 귀와 입, 코는 약간 높은 편이고, 부드러운 살결, 하얗고 투명한 피부,

반들반들 빛나는 살색, 살은 비단처럼 부드럽고 탄력이 있어야 하며....(중략).'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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