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로드 - 한국의 첫 요하네스버그 특파원 리포트
김민철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2010년 월드컵이 끝난 후 지금도 귓가에 쟁쟁히 남는 것은 꽤나 시끄러웠던 부부젤라 소리였다.
아프리카에서는 상당히 깨어있는 나라인 남아공 역시도 춤과 음악을 좋아하는 아프리카민족임을
전세계에 그야말로 소란스럽게 각인시킨셈이다.
이렇게 월드컵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남아공이지만 우리는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미국이나 영국, 그 다음에 필리핀 같은 곳으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보내는 유행이 한창이더니
어느 날 부터인가 남아공으로 유학이나 이민을 간다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니 아프리카로 이민이나 유학을 가다니...우리보다 앞선 나라에 가는 것이야 당연하다치고
필리핀은 가깝고 싼 맛으로 간다니 그 또한 그렇다고 치더라고 장장 열 몇시간은 가야 닿을 수
있는 그 먼나라에 더구나 우리보다 결코 나을 것도 없어 보이더만...하는 것이 첫 생각이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백인들의 문화가 어우러져있고 물가가 싸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듣기고 치안도 엉망이고 교통도 상당히 불편하다던데..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남아공보다 GNP가 3배이상이고 잘 사는 것처럼 보여도 요즘 우리나라의 물가를 보면
왜 남아공이 매력적인 나라로 인식되는지를 알것도 같았다.

이런 저런 호기심을 갖고 있던 차에 한국의 첫 요하네스버그 특파원이었던 김민철기자가
쓴 이 책은 남아공의 탄생과 성장의 이야기가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어 역시 꼼꼼한 기자의
눈으로 본 리포트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프리카 대다수의 나라들이 그렇듯이 어마어마한 땅덩어리와 무한한 자원이 있음에도
여전히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역시 서로 다른 인종과 부족간의 갈등이
큰 원인인듯 하다.  정작 땅의 주인이 객이 되고 손님이 주인이 된 격인데 세월이 흐르고
눈을 떠보니 억울하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번영 뒤에는 손님들의 역할이 컸으니
과연 어떻게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 나역시도 앞으로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을
주목할 것이다.

수도가 세 곳이나 되고 아름다운 국립공원과 해안을 가진 남아공은 열악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는 참 행복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우리 교민들도 점점 늘어가는 것이겠다.
'코리안타임'처럼 '아프리카타임'이 있다니 나처럼 성질급한 사람은 홧병이 날 일이겠지만
길지 않은 인생 복닥거리고 산다고 길어질 일도 아니니 노후에 남아공에 가서 느긋하게
인생을 정리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트타운, 희망봉, 펭귄등 고작 이정도의 정보만 알고 있던 내가 남아공의 역사와 인물
문화까지 환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가보지 못한 미지의 땅에 대한 배고픔을 면한 기분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특히 남아공과는 전생의 인연이 있었던지-하긴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땅에서
왔다는 설이 있으니 틀린 말도 아닐터-또 다시 남아공 특파원으로 나가있다니 몇 년후면 남아공의
새로운 소식과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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