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그녀는 예뻤다-너무나 아름다워 슬픈이야기!

그녀는 예뻤다 -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
김대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여성이라면 일단 예뻐야 한다. 활짝 핀 꽃과 같이 아름다워야 한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스스로 희망의 꽃이 된 열 다섯 여인들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었다.

고대 어디엔가 존재했다는 아마존같은 곳은 여인의 국가였다고 하니 단연히 여인이 주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인네들의 위치는 종속적이고 의타적이고 장식품같은 존재에서 크게

다르지 못했다. 그저 남자들이 만든 틀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없애는 것이 일생 편하게 살아가는 비법이었을 것이다.

이곳에 소개되지는 못했지만 조선이란 나라에 여인네로 태어난 허난설헌과 같은 비범한 여인네는 결국

젊은 나이에 스러짐으로 아까운 재능을 꺽을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자태로 혹은 목소리로, 지식으로 충만했음에도 늘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 쌓였던 여인들!

편견과 좌절을 이겨내고 화려하게 꽃피웠지만 늘 우울과 고통으로 힘겨웠다.

워커홀릭이었다는 에스티 로더의 열정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그렇게 자신을 몰아가면서

그녀가 얻으려고 했던 것은 ’성공’이었을까.

백치미의 지존으로 불리는 ’마리린 먼로’가 사실은 자신의 맹한 이미지를 넘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다는 것을 왜 우리는 몰랐을까. 이럴때 마다 우리는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적인지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아름답고 큰 눈망울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껴안고 있었던 ’오드리 헵번’의 말년의 모습도 잊을 수가 없다.

세계의 대 여배우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노인의 몰골로 그 검은 땅위에 서있는 모습이 추하더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로마의 휴일’에서 발랄한 공주로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모습보다

더 아름답지 않던가.

눈에 보이는 가벼운 아름다움보다 자신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남을 위해 혹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니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고집불통 호메이니를 호통치던 ’오리아나 팔라치’의 겁없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그 오만의 땅에서 목숨을 내어놓을 각오가 아니라면 제 정신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어이없이 암에게 발목이 붙잡히지만 않았다면 세상에 시원치않은 사람들 식은 땀 꽤나 흘렸을텐데

지금도 하늘위에서 엊그제에 입성한 ’오사마 빈 라덴’에게 한바탕 퍼 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아직도 9.11테러가 정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당신은 이제 나와 인터뷰를 끝내면 곧장 지옥으로

가야 하는데..당신이 믿는 신은 어디에 있지?" 라고 말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슬프기도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오히려 절망속에서 더 빛났던 여인들의 이름을

우리 한번씩 불러주면 어떨까. 당신들을 잊지 않겠노라는 기도가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