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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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삶이 지치고 권태롭고 도망가고 싶은 어느 날!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손가락으로 짚어보자. 그리고 무작정 떠나보는 거다. 말이 안통하면 어떤가.

기어이 도착한 그 곳 어딘가에 분명 카모메 식당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맛있는 오니기리를

만들어줄 사치에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악당 두 세명은 순식간에 헤치울만큼 무술에 능하고 어찌나 운이 좋은지 뽑기만 하면 당첨이 되는

서른 다섯의 여자 사치에는 자신이 무얼 하면 좋을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낯선 핀란드에 '카모메 식당'을 차린다. 뭐 사부인 아버지의 제자가 그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 곳에 간 유일한 이유였다. 어느 나라면 어떤가.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상관이 없었다.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삶이 아닌 끌려다니기만 하고 살아온 여자 미도리는 동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무작정 찍기놀이로 선택한 나라 핀란드에 도착한다.

그리고 미도리와 비슷한 삶을 산 중년의 싱글녀 마사코 역시 '배우자 업고 뛰기'같은 괴상한 게임을 하는

이상한 나라, 핀란드에 다다른다.

 

이 세여자는 갈매기란 뜻의 '카모메'식당에 모여 지나온 시간들을 마주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함께한다.

낯선 이방인들이 차려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핀란드 사람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고요한 자작나무 숲속에 별장같은 집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일상의 아픔과 고달픔이 있음을 보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비슷한 것을 알게된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사치에는 식당보다 복권뽑기에 도전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으로 위로하고 싶었던 사치에의 마음에 나역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과연 그녀가 가장 맛있게 먹었다는 오니기리의 맛은 어땠을까.

핀란드 사람들보다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좀 더 익숙한 맛일 것이다.

하지만 사치에 그녀가 만든 음식이라면 행복과 사랑과 위로의 맛을 느끼게 될 것같다.

 

이 생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밥을 먹이면 저승길이 풍족하다 했는데 없는 음식 솜씨지만 나도 부지런히

누군가에게 밥을 먹이고 싶다. 물론 사치에처럼 마음을 담아서.

누군가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는 그런 음식을.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외로운 시간을 견디고 있을 때, 우리모두 세상의 어디간에 있을

카모메식당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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