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웃기기 - 3분마다 한 번씩
조관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고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황수관 박사는 웃어야 엔돌핀이 팍팍 솟아난다고 많이 웃으라고 말했다. 암도 이기고 노화도

이기는 온갖 좋은 물질들이 팍팍 솟아나오게 하는 '웃음'에 대한 연구서가 나왔다.

 

아무리 잘 생기고 멋진 사람이라도 유머가 없으면 인기가 없단다. 무뚝뚝한 다비드상 같은 남자보다는

키가 작고 못생긴 사람이라도 늘 즐거운 기운을 주는사람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요즘 세상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도무지 웃을 일이 없다.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숨지는 이웃나라의 형편도 그렇거니와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유출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현실을 보면 오히려 맘놓고 웃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다.

 

전쟁과 기아는 인류의 등장이래로 그친 적이 없고 물가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한숨이 절로 나오는 가 하면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졸업해도 들어갈 직장이 없어 늘어만 가는 백수청년들..도대체 어디가야 맘놓고 웃어볼 수 있을까.

웃을 일이 많은 시대라면 굳이 이런 책이 필요없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해서라도 기필코 웃어야만

이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울기보다 웃기가 더 힘든 법!

 

하지만 웃기보다 더 힘든 건 남을 웃기는 것! 타고난 재간꾼이라면 모를까 자연스럽게 상대를 웃길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그야말로 어설프거나 썰렁한 유머가 되는 경우도 흔히 있다.

그나마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씩씩하게 다시 도전이라도 해볼텐데 소심한 사람들이라면 얼른 꼬리를 내리고

다시는 시도해볼 생각조차 못할 것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교본이랄까.

 

자 당신은 꾸벅꾸벅 졸게 만드는 목사나 하염없이 지루한 연설을 하는 교장선생님보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만드는 개그맨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가. 걱정하지 말고 스텝 바이 스텝..저자의 발자욱을 따라가보자.

자신이 활용할 유머들이 한 번에 몽땅 손에 쥐어주기를 바란다면 꿈 깨시라. 그런 것 절대 없다. 왜 없을까.

유머는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분위기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유머는 다름아닌 나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유머감각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스피치 유머를 많이 보고 듣는 것이다. 그런 과정과 노력없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스피치유머를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TV도 보고 책, 신문, 영화등도 많이 봐야한다. 목적의식을 두고 보고 듣다보면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나이에 내가 하리~',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당연하지' 와 같은 유행어도 외우고 필요하다면 마술이나

춤을 익혀도 좋다. 과도한 동작이나 억지스런 말로 촐삭거리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점잖은 척 하면서 촌철살인과

같은 유머를 구사한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더 많이 웃을 것이다. 흉내도 내보고 유명한 명사들의 유머도

부지런히 외워본다. 분명 적절한 상황에서 써먹을 날이 올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말을 늘이지 말고 요점만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미리 웃기로 작정하고 나온 사람들이라면 너무 늘어지는 화법은 김만 빠질 뿐이다.

이렇듯 설사 타고난 재능이 없다해도 열심히 포인트를 잡아 노력한다면 분명 인기를 몰고 다니는 명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웃기기에 달인 '뽀빠이 이상용'도 자신의 수첩에 수 천가지의 유머를 메모해 놓았다고 한다. 이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노래처럼 자신의 18번을 만드는 것이다. 적어도 유머 18개를 무조건 외워서 활용해 보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SBS 인기 아나운서였던 정지영씨의 일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채 면접 시험장에서 정지영씨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신들을 웃겨보라'는 미션을 받았다. 당황스런 순간,

정지영씨는 순발력을 발휘하여 이렇게 되물었다.

"정치인과 정자의 공통점을 아세요?" 뜬금없는 반문에 심사위원들이 의아해 할 때 정지영씨는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이 될 확률이 1만분의 1이랍니다."

 

그녀의 이런 유머가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친 힘이 되었을 것이다. 수 십번의 면접에도 빛을 발하지 못했던 젊은이들에게도

이런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순발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많은 훈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웃고 싶지만 웃을 일이 없는 세상. 남이 웃겨주기를 바라지만 말고 내가 남을 먼저 웃겨주면 어떨까.

이 책으로 열심히 연습을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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