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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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위해"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라는 말처럼 이세상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인구가 줄어간다고 해도

여전히 굶는 아이들은 있을 것이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며 살아가는 아이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미래에도 언젠가는 굶는  아이가 없어지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행복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고 미련하고 우직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바보집단이 바로 우리곁에 있다.

예전에는 ’선명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월드비전’에서 기관창립 60주년을 맞아 월드비전 사업장이 있는

전대륙(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을 방문하여 그동안의 구호활동을 점검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기위해 파견된 두 남자의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신파여행기가 꾸밈없이 펼쳐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수혜국이었던 나라가 후원국이 된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던가.

그동안의 은혜를 되돌려주는 아름다운 나눔을 하고 있다는 것은 한비야님의 책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배고픔을 겪어 본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알 것이다. 특히 자신보다 자식이 굶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처절한

부모의 심정은 어찌 다 말로 할 것인가. 먹을 물이 부족해 몇시간씩 걸어 오물과 균이 득실거리는 물한동이를

얻기 위해 학교도 다닐 수 없는 아이들. 입 하나라도 덜기위해 7살 8살에 결혼을 해야하는 어린 신부의 이야기는

바로 지금 지구 건너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란다.

휴대폰과 게임기가 판을 치고 비만아가 많아져 걱정이라는 보도가 바로 며칠 전 우리의 모습이었다.

가난이 뭔지도 모르고 학원을 전전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쓰레기장을 뒤져 음식을 구하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만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반찬도 없이 밥과 소금으로 연명을 하고 태어나서 딱 세번 고기를 먹어봤다는 베트남 소녀 푸이의 맑은

눈동자를 보니 오히려 정신은 오염되고 빈곤해져 탁한 눈동자가 되어버린 내가 더 부끄러웠다.

의존성이 생길까봐 가진돈도 줄 수 없고 자꾸 하늘을 보면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는

고백에서는 어느새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 큰 어른은 우는거 아니에요’하고 되려 손을 잡아주었다는

볼리비아의 소녀 노르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참혹한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보스니아의 집시가족의 앞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당장 먹을 것도 없이 구걸로 연명하면서도 멀리서 찾아와준 손님을 위해 기꺼이 전재산인 동전을 털어

주스를 사왔던 지야드의 마음씨가 너무 소중해서 결국 모두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는 그 순간에

나역시 그들을 붙잡고 통곡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서툰 영어로 망설이며 대답했다는 지야드엄마의

한마디..."I am a beggar(전 거지입니다)." 가 지금까지도 내 마음을 아프게 때린다.

그동안 나는 뭘보고 뭘하고 살았던 것일까. 내가 이곳에 이르기까지 나를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의 베품을 어찌 잊고

살아왔던 것일까. 한달 30만원의 생계보조비를 쪼개 한 아이를 후원한다는 소녀가장도 아르바이트일로 용돈을 벌면서도

후원을 했다는 대학생 청년도 결코 많은 것을 갖지 못한 이웃들이었지만 분명 나보다 부자임이 틀림없다.

이루어 질수 없는 희망일망정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을 모른 척 하는 일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모두의 직무유기가 분명하다. 나눔으로써 풍요해지는 진짜 부자가 되는 법을 이제서야 깨달은 것 같아

더 늦기전에 해야할 일들이 생각났다. 어디선가 자신이 살아있음을 간절히 알리고 싶은 아이가 나를 기다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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