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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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불빛이 출렁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 본적이 있었나.

분명 낮에도 있었다는데 밤에도 제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 별들이 비루먹은 말처럼 안타깝다.

어쩌다 오염되지 않은 순흑의 하늘을 올려다 볼때 아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구나..

 



 

"이 넓은 우주에 오직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이다." -칼 세이건

 

우주의 광할한 공간을 계산해 낼수는 없지만 대략 60억명이상이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아주 하찮은

공간을 차지하는 별이라니 칼 세이건의 말은 아주 합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어느 별에선가는 우리와 비슷하기도 하고 어쩌면 전혀 닮지 않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가끔 실수로 인간의 눈에 띄기는 하지만 공간이동을 위한 비행물체가 수시로 지구를 방문한다는 것도 믿는다.

그리고 어떤 여자가 실은 자신은 카시오페아별에서 온 외계인이며 한시적으로 인간의 몸을 복제하여 사용하고

있고 우리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면서 '혹시 외계인을 믿으시나요?'하고 물어온다면

나는 '물론이죠'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희준은 사랑하는 아내를 강도에게 잃고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키우는 싱글대니이다.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언젠가 반드시 그 강도를 만나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격투기로 몸을 단련시키는 중이다. 이런 그에게 지혜라는 우리식 이름을 가진 외계인이 나타났다.

물론 그는 여늬 인간처럼 그녀를 미친여자쯤으로 생각했다. 하긴 나처럼 바로 인정하는 것도 이상하다.

복수의 일념으로 행복도 사랑도 거부한 채 어둠속에 갇혀있는 그에게 카시오페아의 별이 다가온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 빛을 내기 시작한 그녀는 곧 지구를 떠나야 한다. 만약 그가 복수를 포기한다면 그의 곁에

남아준다는데...나라면 사랑을 택할까 아님 마음에 빚으로 남은 복수를 택할까.

 

성공한 펀드매니저인 한남자의 집에 노숙자같은 고향친구가 찾아왔다. 마치 제집인양 거들먹거리는 그가

쥔 비밀의 열쇠는 무엇일까. 그들의 고향인 섬에서는 과연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느 날 나타나기 시작한 아기귀신을 본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는데..

섬집아기에 얽힌 무시무시한 진실을 보노라면 마치 일본의 괴기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10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는 스물세 살의 여자와 3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가 있는 스물일곱의 남자.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게되는 그들의 묘한 만남은 신비하고 환상적인 사랑이 우주의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나의 믿음을 충족시켜준다.

 

쌍동이 여동생이 실종되고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다. 홀로 남겨진 외로움과 죄책감으로 시들어

가는 그녀에게 소개팅 제안이 들어오고...마지 못해 나간 자리에서 만난 남자의 눈빛에서 공포를 느낀다.

누군가 그녀를 검은 세계로 끌어들이려 하는데..살인과 죽음의 비밀이 벗겨지는 순간 처절한 현장묘사는

욕지기를 일으킨다. 윽...올드보이보다 더하잖아.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랑을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여자의 슬픔은..

왜 우리는 공기처럼 햇빛처럼 늘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를 잊고 사는 것일까.

진실한 사랑이 떠나고 난 후 비참하게 남겨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일까.

 

"사람이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건 하나의 우주를 안다는 것이다."

과연 나는 사랑했던 사람이 뭘 좋아하고 어떤 세월을 견뎌왔고 습관이 어떠했는지..정말 충분히 안다고

말 할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된다.

 



 

다섯 가지의 테마로 쓰여진 이 소설의 작가의 프로필을 찾아 보았다.

압구정동에서 살았고 고등학교때는 록그룹 멤버였으며 연극배우, 연출을 했고 소설가로 등단했다.

시나리오와 음악칼럼, 박장대소의 산실 <두시탈출 컬투쇼>의 PD까지...아주 다양한 재능을 가진

개성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치밀하고 흠없이 짜여진 글솜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앞으로 나는 이작가의 작품을 사랑하게 될 것만 같다. 마치 복제된 인간의 모습으로 지구에 있는

한남자를 사랑했던 카시오페아 공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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