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다
김태연 지음 / 시간여행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갑자기 지구에서 살고 있는 내가 조그만 먼지가 된 느낌이다.
아니 먼지보다도 더 작아서 존재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그런 미미한 존재!
수학이라면 더하기 빼기나 겨우 하는 정도인데다 책의 내용에도 등장하는
1/2+2/3 이란 문제조차 숫자가 등장하는 순간 갑자기 얼어 붙게 만드니 말이다.
변호사니 의사니 하니 이른 바 브레인집단들조차 왜 고급수학이 필요하냐고 반문한다니
그저 가계부가 끄적거리는 수학비애호자인 나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안심하기도 했지만...수학을 모르는 사람은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없다는 성현들의 말이
영 꺼림직하기만 하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와 휴대폰, TV등 모든 기기들에 수학이 숨어있다니
마냥 싫다고 숨을 이야기가 아니다.

이작품은 수학에 무한한 애정과 비상한 재능을 지닌 작가의 '수학의 고찰'이라는 명제도
있지만 수학약소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탄원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역사에는 문인들을 우대하고 수학자를 천시하는 풍조에 의해 비록 중인들에
의해 명백이 이어져 오기는 했으나 세계적인 수학자들과 어깨를 겨눌만한 인물들이
많았었고 세계적인 IT국가가 된 저변에는 이런 밑바탕이 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앞섰다고 자만한 일본보다 우리가 뒤질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입시위주와 기초학문을 외면하는 현실에서 국가적인 지원이 없다면 이러한 오명을
씻기는 점점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무한한 우주에 지구는 하나의 점이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지금 이 시간대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미미한 존재라는 걸 실날하게 깨우쳐주는 소설이다.
월드컵때면 온국민이 축구신드롬에 빠질만큼 열광하고 하나의 축구공에 온 지구인들이
미쳐돌아가면서도 오각형의 가죽 32조각이 만들어낸 축구공에 우주의 비밀이 있는 것은 몰랐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 4강의 신화가 단지 우연이 아닌...예정된 일이었다는 사실도.
축구의 발상지라는 작가의 말이 맞는다면 4강도 아쉬운 일이다.
축구를 잘할 수 밖에 없는 유전자가 먼 조상으로 부터 내재되었으니 우승도 먼 이야기가 아닐 듯 싶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듯 차원이 다른 세계로 이동하고 같은 공간 다른 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수학의 비밀을 풀었다면 천국의 열쇠를 얻은 것과 같다고 한다.
수학의 천재들이 모여 '컴가면'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과 실종된 학자들의 행적을 쫓는 과정이
흥미롭다. 다만 난해한 그림처럼 보이는 수학식들만 빼면 말이다.
모든것이 변해도 절대지식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수정되고 재해석 되긴 하지만..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세상이 신들이 뻥하고 내지른 우주 축구공이라도 우린 절대 알 수 없다니..
머리속에 온우주를 들여놓은 것 같이 복잡한 내일상이 갑자기 허망하게 느껴진다.
크게보라..이세상 모든 삼라만상이 티끌만도 못하니..무거운 짐을 지고 살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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