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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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여전히 내 귓가에서 맴도는 이 한마디! 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청춘들은

과연 가슴이 뛰고 피가 끓는 신록의 푸르름만이 가득할 것인가.

하긴 고대의 동굴에서조차 '요즘것들은 버릇이 없어'했다니 우리의 청춘은

언제나 새초롬이 실눈뜨고 꼬나보고 있는 노목들에게 둘러쌓인 꼴이긴하다.

꼬나보기만 하면 괜찮게? 노파심이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어쩌면 푸르름에 샘나신 어르신들이 늘 뒷짐지고 혀를 차며 던지는 그 수많은

잔소리들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일찍이 초대 국제백수협회 총회장을 역임하고

세계 백수자활대책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사단법인 백자방협(백수자살방지협회)

이사장이기도 하시고 쓰면 작가 안쓰면 백수로서의 양다리 인생을 개척하여 절망에

빠져 있는 모든 백수들에게 희망을 무료로 공급하시는 이분의 말씀은 결코

잔소리가 아니다. 조금 쓰기는 하지만...하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쓴법!

 

'안쓰럽구나 그대여. 나는 먼저 마음의 담요 한 장을 꺼내 그대의 시린 어깨부터 감싸주고 싶다' -72p

 

그렇다고 너무 떨지는 말자. 이렇게 담요까지 미리 준비해주시는 자상한 도사님이니까 말이다.

지금 청춘들이 지나는 길을 술에 쩔어 질곡의 갈지(之)자를 그리며 당당히 걸어왔고

마음이 비우기 전에 내장이 먼저 비어있던 젊은 날을 눈물로 걸어왔으니 적어도 몇마디쯤

던질 수 있는 자격증은 갖춘셈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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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록 캄캄한 고치속에서 절대 고독과 싸우고 있을지라도 '희망'의 끈을

놓치 않는다면 그대들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것임을 호언하노니 결코 공약(空約)이

아님을 먼저 저만치 앞길에 선 저자와 청춘그대들이 서있는 중간에 서있는 나는 안다.

타협없이 의(義)만 충만했던 치기어린 시간들과 용서하지 못해 울분으로 소모되었던

아까운 시간들을 나역시 지나왔기 때문이다.

그 시간들은 모두 내것이니 내가 맘대로 쓰고싶은 곳에 쓰면 될 줄 알았다.

누구에게는 24시간 금처럼 부렸던 시간들이 내게는 24분처럼 허망하기도 하였으니

결코 노인의 말을 흘려듣지 말지어다.

 

'그대여

이제 가까이 오라.

가까이 와서 저 비틀거리는 세상에 연민을 던지면 술을 마시자.' -194p

 

비틀거렸던 걸음을 멈추니 세상이 비틀거려서 술도 끊었다는 노인이 결심을 꺾고

그대들과 원샷을 하시겠다지 않은가. 깊은 눈을 들어 그대들의 아픔까지 들여다 보신다지 않은가.

나도 노인곁에 서서 외치련다. 용기를 가져라. 분연히 일어서라.

찬란한 날개를 달고 창공을 날아올라 아래를 굽어보며 그대들도 똑같이 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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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 내가 어렸을 적에는.....'

그런날이 올 것임을 의심치 않으며 노인도 나도 그대들이 도착할 그 길에서 기다릴 것이다.

그때즈음 노인이 여전히 강원도 산골에서 트위터를 하며 꿋꿋하게 버텨주기를 더 소망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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