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의 정의를 보면 '모든 생물체의 유전물질'이라고 나온다. 단백질로 이루어진 물질로서 유전자 전달물질이라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밝혀졌다고 한다. 한편으로 우리에게 이 DNA라는 단어가 익숙해진것은 교과서에서 나왔을 때보다 범죄수사에 이용되면서이다. 지진현장이나 쓰나미현장에서 훼손된 시신의 확인하는 작업에서는 유감없이 DNA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했거니와 이작업에 우리 대한민국의 과학팀이 크게 기여했다는 보도도 접한 바가 있다. 제목의 '이기적'이라는 표현만큼 이 DNA는 결코 이타적일 수 없는 물질이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양보없는 생존만이 자신의 존재목적 즉 '온전한 유전물질을 후대에 전하는 일'을 완수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859년 세상을 경악케했던 다윈의 '종의 기원'만큼이나 놀라운 정보들을 담았지만 첫출판이후 거의 수정되지 않았을만큼 완벽함을 자랑하고 있다. 학교 다닐때 특히 화학이나 생물을 극히 싫어했던 사람들이라면 쉽게 익힐수 없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DNA를 의인화시켰다는 비판이 특히 이런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될만큼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위해 애쓴 저자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법칙이 바로 DNA를 두고 한말이 아닌가 싶다. 가장 완벽한 유전정보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때로는 공격도 하고 화해도 하고 사기(?)도 치는 '유전자 살아남기'의 여정을 들여다 보노라면 그 조금만 세포하나에 온 우주의 섭리가 살아 숨쉬는 것만 같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건만 충실하게 알아서 명석한 판단과 전략으로 자신과 자식들을 꿋꿋하게 지켜내고 이어달리기에 바톤을 이어주듯 성실하게 임무수행을 완수하는 모습에서는 숭고함마저 느끼게 되니 말이다. 상대가 필요없이 스스로 생식할수 있는 유성생식은 온전하게 내몸을 100% 재현해 낼수 있는 개체생존방식이다. 한편으로 오만하고 영민하다고 믿어온 인간이 이 유성생식을 택하지 않고 자신의 유전자에 50%만이 전해지는 다소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이는 다른 성(性)과의 결합방식을 택해 개체를 이어왔다는 것은 커다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오만한 인간의 특성을 조금이나마 억제시키고 겸허를 배우게 하려는 신(神)의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그저 노화로만 여겼던 '폐경'조차 이기적 유전자의 선택방식이라니..인간의 몸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자신의 자식에 열중하기 보다 더 후세에 태어날..예를 들면 손자나 증손자에 더 주목하고 열중하기 바라는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대의 가장 큰 질병이라고 일컫는 암을 예로 들자면, 젊어서 생긴 암보다는 늙어서 생긴 암이 후세에 발현될 확률이 더욱 높다는 사실이었다. 늙어서 생긴 암은 많이 번성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후대를 더 많이 기약하려는 '이기적'인 선택이 더 강하기 때문이란다. 확실히 왜 유전자에 '이기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론들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이기적 유전자'로 인해 인류가 번성하고 문명을 이루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유전자의 목적이 무엇이었든...결국 자신의 목적을 이룬것이 아닐지.. 그래서 먼 옛날부터 먼 미래로 전해질 내몸속에 득의만만 존재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나보다 더 영악한것 같아 무섭기도 하고 최소한 인류의 멸망이 없는 한 나의 흔적이 남을 것 같아 한편으로 안심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의 독한 '이기적유전자'에만 굴복하지 말고 때로는 후천적으로 '이타적'인 사랑과 희생에도 굴복하라는 바램이 지금 이 생을 살고 있는 정보전달자의 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