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빈 강빈
김혜경 지음 / 문학스케치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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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조선의 역사속에 가장 안타까운 일을 꼽자면 소현세자의 죽음과 사도세자의 죽음이 아닐까 싶다.

둘다 아버지로부터 미움을 받아 사사되었으며 그 이면에는 아비로서의 사랑보다는 왕위에 대한 욕심과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자 했던 인간들의 탐욕이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어부지리로 왕의 자리를 꿰찼던 인조는 가장 무능하고 편협한 왕으로 기록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왕으로 추대해준 당파에 휘둘릴수 밖에 없었던 사연도 있었지만 왕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불안증에 시달렸던 정신적인 문제가 결국은 대국을 이루고자 했던 소현세자를 죽음으로 내몰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남한산성의 굴욕도 어찌보면 자신의 무능의 결과임에도 부국강병의 꿈을 키우기는 커녕

전전긍긍 눈치나 보면서 일생을 마쳤으니 그에게서 소현과 같은 아들이 나왔다는게 기적이라고 느껴진다.

조국을 떠나 볼모로 수모를 당하는 와중에도 선진의 문물을 익히고 조선을 대국으로 키우고자 했던

그의 야망은 아내였던 강빈의 보살핌과 현명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외로운 타국에서 서로에게 의지하고 용기를 주고 존경하는 장면은 진정한 부부애가 이런것이 아닐까..

감동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궁궐에만 갇혀 일생을 살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는

과정은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운명의 개척자로서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노예로 전락하는 백성들을 보살피고 가난에 맞서 무역을 하면서 실리와 손잡은 강빈의 강단은 정말

존경스럽기만 하다. 저자의 말처럼 사도세자가 의혹의 죽음을 당하지 않았더라면..조선의 왕이

되었더라면 국모로서 너무나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조선이 좀더 큰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지금과는 다른 나라로 우뚝서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지아비를 잊지 못해 죽음의 의혹을 밝히려 했던 강빈은 어쩌면 스스로 지아비를 따라

이세상을 떠나고 싶었던것이었을 것이다. 치요과 억울한 죽음으로 막을 내린 소현세자와 강빈의

죽음이 이렇게 후세라도 전해져서 넋을 위로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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