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그녀의 도전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녀의 삶이 다하여도 그녀를 사랑하고 추앙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이을테니 말이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시간...그녀는 보스턴의 하늘밑에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까.

학기가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자신을 필요로하는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58년개띠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대이다. 우리나이의 남자애들은 걸핏하면 58년개띠라고

나이를 속이기도 하였으니 도대체 그나이의 비밀은 무엇인지 다시 궁금해진다.

공씨도 아니고 나씨도 아니고 한씨인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고 있는 그녀를

보면 이제 막 갓 스무살이 된 싱그러운 처자를 보는 것만 같다.

호적상의 나이가 어떠하든 그녀는 영원히 늙지않는 감로수를 어딘가에 감춰두고 몰래 장복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열정이며 사랑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이책을 덮고나서 문득 그녀의 태몽은 어떤것이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어느 어머니의 몸을 빌어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분명 그녀는 더큰 소명으로 살게끔 운명지워져서

잠시 날개를 감추고 우리에게 온 천사가 아닐까.

엔돌핀은 마구 넘치고 도무지 부정적인 사고라고는 할줄 모르는 그녀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혼자만의 삶만으로도 절절매는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사랑많으신 부모님과 형제사이에서 잘 자란 딸답게 매사 긍정적이고 일찍부터 책이 주는 풍성함을

알아챘으니 또한 생각주머니도 풍성할 것이며 지구가 좁아라 휘젓고 다녔으니 식견또한 얼마나

깊을 것인가. 어찌보면 여자로서 단촐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대학에 한번에 붙고 괜찮은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으로 주저 앉았더라면..

어쩔뻔했을까...그녀의 손길과 발길이 닿았던 땅과 사람들의 인연을 놓쳤다면..

가뜩이나 온난화로 지칠대로 지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은 얼마나 건조했을까 말이다.

 

그동안 바람의 딸로..지구밖으로 씩씩하게 행군하던 그녀가 조신하게 조근조금 말을 걸어온 작품이다.

그녀의 성격대로라면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가 한편으론 부끄러워서 밤을 새면서 고치고 또 고치고

했을 그런 글들...

독이 든것만 아니면 아무것이나 먹어 치울것 같은 그녀가 달콤한 초코렛아이스크림을 못먹는다니..

아주 의외의 천적을 만난 셈이다. 더구나 첫사랑의 기억을 여전히 꽁꽁 싸매고 살았던 소심함이라니..

은근 귀엽고 여성스러운 모습아닌가. 김혜자씨의 조언처럼 이미 너무 아름다운 내면의 얼굴처럼

외적인 아름다움도 잘 가꾸었으면 좋겠다. 절대 독신주의자가 아니라는 그녀의 항변처럼 멋진 남자가

그녀를 잘 알아볼 수 있게 조금만 더 꾸며도 좋지 않은가 말이다.

 

어느 종교도 다 품에 안아주는 그녀의 넓은 가슴속에 지구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안겼으면 좋겠다.

이스라엘사람들도 팔레스타인사람들도 서로의 가슴에 성경과 코란을 안겨주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으면 좋겠다.

서로의 가슴에 겨누던 총대신  여전히 배고프고 목마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화살을 날려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종교의 맹목에 휘둘리지 않고 보시기에 미더운 딸로 사랑을 전하는 한비야를 보면 하나님은 참 행복하시겠다.

그리고 그녀가 이 넓은 지구가 좁다고 설치고 다니지만..그래도 우리 대한민국의 딸이라 우리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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