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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삶
김태광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후회없는 삶을 꿈꾼다.
운이 좋았다면 능력있고 온화한 부모를 만나 가난과 두려움없는 유년을 보낼수 있었을 것이고
조금 운이 좋지 않아 그런 부모를 갖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더라면 오히려 부모덕을 입었던 사람보다 보람된 삶을 누렸을것이다. 하지만 여기 그리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음에도 불평과 나태로 일관된 시간들을 보내다가 교도소중에서도 흉악범들만 수용한다는 청송교도소에 갇혀있는 한 남자가 있다.
인생의 절반인 25년을 감옥 속에서 보내고 있는 그 남자는 나와 비슷한 시간들을 살아오면서 내가 지나온 유년의 환경보다 훨씬 더 나은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벽을 두고 세상 이쪽과 저쪽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남자의 부모들은 무학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했고 자식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했던 좋은 분들이었다. 외아들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랬으며 몇번의 실수를 저지를 아들을 믿고 갱생하기를 간절히 원했던 분들이셨다.
하지만 그 남자는 쉽고 가까운 길을 택해 공부를 멀리하고 자퇴하고 방황하고 그리고...
여러번의 범죄를 저지른 후 가중처벌의 형량을 더해 앞으로 10년을 더 교도소에 갇혀있어야 한다. 한평이 조금 못되는 독방안에서의 삶은 어떨지..짐작으로만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찌보면 그보다 더 가난하고 힘든 과거를 지닌 사람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밥을 굶은 기억도 없고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중단한 기억도 없었던 그가 왜 그리 허망하게
악(惡)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아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눈물로 인간답게 살기를 기도했던 부모의 소망도 저버린채 철창안에 갇힌 그가 지금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제 부모의 눈물을 이해한다고..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하면서 너무나 많이 후회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금 알고 있었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스무살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과 같은 제목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나마 적어도 자신의 삶만 피폐해졌더면 다행일텐데..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에게도...살아갈 방한칸이 없어 여관을 전전하는 두아이와 아픈몸을
이끌고 아이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아내까지..물론 그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참으로 죄많은 인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나온 자신의 길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있는지를 가슴 절절히 느끼고 회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철없던 시절에 쉽게 생각했던 선택이 얼마나 큰 죄악의 시작이었는지를...
눈물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범죄예방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이 된것이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것이란 말이 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를...
잘못된 삶의 여정이 그려지는 동안 분노했던 마음은 이제 저자인 김태광을 만나 자신의
속죄록을 우리에게 전할 수 있었던 그에게 다시 한번 삶의 희망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저자의 걱정처럼 환갑의 나이에 철창밖으로 나올 그의 삶에 아직 남아있는 희망이 있기를
그의 아내와 착한 두아이를 위해 간절하게 기원하게 된다.
혹시 지금도 지하의 오락실에서...달콤한 유혹에 빠져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책이 그들의
손에 닿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가 걸었던 길을 우리 아이들이 되짚어 가지 않기를..
아마 철창안에 그도 이런 마음으로 이책이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랄것이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날이 올수 있기를..
그리고 맛있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나누어 먹을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같은 시간을 살아온 내가 멀리서나마 그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