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오사카에서 태어난걸 꽤나 뿌듯해하는 쓰카구치 히로코씨의 지나온 삶을 들여다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큼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었다. 망막박리로 실명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대학1학년때 뇌염에 걸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기억상실과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었고 여전히 머리속에는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무서운(?) 아줌마이다. 그래도 사랑의 힘이란 늘그렇듯이 이모든 고난을 뛰어넘어 한국남자와 결혼하고 예쁜 딸내미를 낳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이기도 하다. 실명의 위기도 뇌염에 위기도 국제결혼의 위기도 견뎌낸 수퍼맨 아줌마의 명랑일기를 읽노라면 한국아줌마 못지않은 뚝심을 느끼게된다. 같은듯 다른 두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안타깝기도 하고 귀엽기도한 모습을 스스로 만화로 그리기까지하는 재주많은 히로코씨의 이 일기책은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배울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타고난 천성이 무척 긍정적이고 소탈한 사람일것 같은 그녀가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일본어 강사를 용감무쌍하게 해낼수 있었던 힘도 바로 긍정과 그녀의 만화덕분이었던 같다. 아마 그녀의 이런 천성이라면 뇌염도 실명의 위험도 그녀를 비껴갈것만 같다. 다행히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시부모님의 따뜻한 배려가 그녀를 지켜주는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비록 신체적으로는 어려운 고비를 넘었지만 덕분에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불행중 다행이지 싶다. 지금은 일본에서 잘살고 있다니 다음일기가 또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푸짐한 한국음식이 그립다니 조금쯤은 한국사람이 된듯도 한 히로코씨 힘내서 건강하게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