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강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옛말 그른거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서 어른들이 해주시던 옛날이야기나 동화책에서 읽은 이야기들을

보면 어려웠지만 참고 선하게 살면 복이온다 거나 은혜를 베풀면 하늘도 감동하여 부자가 된다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리면 벌을 받고 쪽박을 찬다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마음에 새겨진 이야기들은 각인이 되어 평생 세상을 살아갈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책은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전승되는 이야기속에  필연적으로 있을 가치를 생각하면서 옛이야기에 담긴

지혜와 경험을 통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고 젊은이들과 함께 미래의 문을 열어 보고 싶다는 인생선배로서의

열망이 낳은 작품이다.

 

처지가 어려워 도저히 과거시험을 준비할 수 없었던 가난한 청년은 서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

드디어 과거가 가까워오자 노잣돈도 없이 한양으로 가야할 처지가 된 청년은 편하게 공부를 해온 일행들에게

골탕을 먹어 목화를 따는 처녀와 입맞춤을 해야하는 처지에 빠지게 되었다.

요즘도 성추행에 몰릴 끔찍할 일이었지만 청년의 사정을 들은 처녀는 자신을 입술을 허락한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청년의 열정도 아름답고 그런 청년의 처지를 알아보는 처녀의

마음도 갸륵하다. 결국 과거에 급제하여 처녀를 다시 찾은 청년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백수가 넘쳐나는 이시대에도 본인 의지만 강하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적같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담으신건 아닌지.

 

착한 농부가 튼실하게 자란 무를 들고 원님을 찾아가 바쳤던 순수한 마음과 그런 그를 보며 전에 받아두었던

송아지와 바꾸어 주는 원님의 따뜻한 배려에서는 선과 선의 마음이 어떻게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지 보여준다.

 






 

한겨울에 딸기를 구해오라는 원님의 말도 안돼는 청에 간밤에 딸기를 구하러 다니다가 뱀에 물려 끙끙 앓고

있다는 말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같은 이야기도 있다.  임금님 앞에 나선 왕후후보자들의 이야기에서도

반전은 있다. 겁도 없이 다리를 쭉 뻗고 앉은 세번째 후보자를 낙점하였으니 말이다.

실제로야 있을 수 없는 일일테지만 배짱 두둑한 처자를 알아본 임금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고마운건 어쩐일인지.

착하게 살되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들이대보라는 부추김이 느껴져 소심한 내마음이 후련해 진다.

 

서출로 태어나 잘못된 세태를 바로 잡으려 했던 홍길동은 '호부호형'을 허락하자 여한이 없다며 집을 떠나고

그이상 어떠한 해결책도 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착하고 여렸던 심청이는 하늘의 복으로 왕후가 되자 맹인들을

불러 잔치를 열고 자신이 국모임을 잊지 않았다. 물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처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저자의 군대시절 자신의 철칙으로 무조건적인 얼차려만을 강요하지 않았던 현명한 하사관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서로의 문제가 잘 맞물려 해결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다. 행운의 파랑새는 바로 내집에 있고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말은 모든것은 마음먹기 나름이고 막연한 꿈보다 적극적이고 발상전환적인 사고로 부딪혀보라는

강한 메세지가 전해진다. 연구년을 맞은 저자에게 붉은 펜을 선물해준 제자들의 마음이 따뜻한 이이야기책을

만든 힘을 전해준듯하다. 어린시절의 옛이야기가 따뜻하게 되살아나 나에게 소근거린다. 힘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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