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 비움은 자유다, 새롭게 정리한 개정증보판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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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 의외로 가진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전부터 미니멀리즘이 유행이라고 해서 가능하면 묵은 살림도 정리하고 새로 사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집안을 둘러보니 틈이 없이 뭔가로 가득하다.


어느새 성철 스님이 입적하신지 33년, 법정 스님은 16년이 되었다고 하니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 느낀다. '무소유'는 두 스님이 평생 추구하신 삶이었다. 소유하지 않는 것이 비단 물질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탐욕스런 마음이나 어지러운 생각까지도 포함하는 의미일 것이다.


때묻은 중생이 어찌 두 스님의 고매한 삶과 철학을 따라가랴 싶어 미리 겁도 나지만 아주 오랫만에 다시 중생들에게로 돌아오신 듯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여미게 된다. 감사한 방문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시끄러운 세상에 때때로 돌아오셔서 중생들에게 매도 주시고 안아도 주셨으면 좋겠다.


복도 없이 태어났으니 팔자 한 번 고쳐보려면 로또 복권을 사야하나 상상을 해보다가 몇 백억이 들어온다면 무얼할지 잠시 신나는 생각을 해본다. 건물을 사고 좋은 차를 사고 집도 더 넓은 곳으로 옮길까.

크루즈 세계 여행은 어떨까. 잠시의 망상속에 어려운 중생을 위해 돕겠다는 마음같은 것은 끼어들지 못했다. 얼마나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동물인가 말이다.


이만큼이나 살고 보니 인간의 삶이란게, 인생이란게 단맛보다는 쓴맛이 더 많았고 행복보다는 고단함이 더 길었다는 생각이 들어 윤회의 사슬을 끊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그게 내 마음대로 되냐 말이다. 이렇게 속물적으로 살아온 삶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소망이다.

그러니 '무소유'라는 제목앞에서 문득 부끄러움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늘 마음속에 미움과 남탓이 있다. 그래서 고요할 수가 없다. 미움은 넘치는데 용서는 안되니 한숨이 깊어진다. 물처럼, 산처럼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 한계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마음이 헛헛하고 흐트러질 때마다 이 책을 다잡고 삶을 정화해야 한다.

'함부로 남을 비난하고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하시는 스님의 말씀을 언제나 실천할 수 있으려나.

잠시였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착한 중생이 되고 싶어진다. 그래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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