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평점 :
예약주문


가끔 하늘을 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나는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날아다니는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만끽한다. 이 책은 그러니까 하늘을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같은 책이다.

어디든 갈 수도 있고 볼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냥 내가 집어들고 읽기만 하면 이루어지는 마법의 봉이 되는 것이다.


과히 친절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거만하게, 도도하게, 기가막히게 표현하는 주체가 또 있을까. 그동안 나는 이 존재를 좋아하면서도 상당히 수동적인 존재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저 누군가 선택해주지 않으면 생명도 없고 존재자체도 모르게 되는, 그래서 간절하게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기만 하는 그런 존재! 하지만 이 책은 도전적이면서도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하긴 '나는 나를 읽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살짝 도전심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긴하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 존재가 용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대충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닥 비싸지도 않고 선택이 어렵지도 않은 이 결정을 하지 못하고 화학약품에 의존하거나 회피하거나 아주 잘못된 선택을 하곤한다. 그래서 자신은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만을 도울 수 있다고 나약한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자신을 선택하는 일, 그리고 궁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너무 쉽다고 설명한다.

그저 20초 동안 눈을 감고 문장을 기억하고 적어두기만 해도 된다고 쭈볏거리는 사람들을 부추긴다. 맞는 말이다. 자신의 몸에 그림을 그려도 좋고 한 귀퉁이를 접어도 좋다고 인심좋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먼지 쌓인 서재에서 자신을 정돈하고 맘껏 느껴보라고 한다.


문제는 불안이나 두려움이니 겁내지 말고 마주하라고 타이른다. 때론 칼이 되고 방패가 되고 지혜로운 조언자로 우리를 돕게다고 하니 자꾸 맘이 동한다. 그렇지 늘 그런 존재였다는 걸 잊었던 것 같다.


뭐든 혼자 해결하려다가 실수를 하고 불행해진다고 안타까워 한다. 왜 전의를 상실하고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분석하고 돕겠다고 손을 내미니 안 잡을 도리가 없다.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 글의 힘이 책의 힘이, 그리고 그 존재의 도도함을 이렇게 생생하게 책, 그 자체가 되어 표현하다니 놀랍지도 않다. 그는 그럴만큼 능력이 있는 작가이니까.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임을 맘껏 과시하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겸손함을 함께 지녔는지를 드러내기 위해 몸 크기를 일부러 작게 만든 것조차 묘수로 느껴질 정도이다.

일단 내 손에 이 거대한 해답지가 들어온 것 만으로도 책의 임무는 다 했다. 그걸 내가 해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