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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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뿌연 미세먼지로 창밖은 어둡다. 마치 지금 시대를 보여주는 미터기같다.

뉴스 보는 일이 짜증나고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싸움질만 해대는 인간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치솟는다. 도대체 어디에 마음을 둬야 편안해질까.


세잎 클로버가 그려진 표지를 보니 왜 마음이 울컥해질까. 행운보다는 행복이 더 절실해서일까. 내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행복해지고 싶어 책을 펼친다.


어렸을 때에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뭐든 내 맘대로 될 줄 알았었다. 어른, 그것도 늙은 어른이 되고보니 어른노릇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았다. 그저 어린아이처럼 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나이를 먹어갈 수록 짊어진 삶의 무게가 더해져 어깨가 휘어지는 것 같았다.

책임져야 할 사람, 일같은 것들로 해서 긴장을 늦추고 살 수가 없었다. 모두 내 선택 같았지만 운명같은 질긴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가 된 것이.

모두 포기하고 싶어졌을까. 마음이 저린다.


잘못된 것들, 실수 투성이의 삶,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왜 내겐 이런 일들만 생기는 것일까.

'빌런 총량의 법칙'이라면서 남을 탓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면서 문득 그럼 나는 누구에겐가 좋은 사람이었을까.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부끄러웠다. 아마 그 누구인가도 나로 인해 이런 글들에게서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남의 눈에 티끌, 내 눈에 들보'라는 성경말씀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나를 좋아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좋은 음식을 보면 자식들 먹이고, 좋고 비싼 옷도 마음껏 사보지 못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적어진 요즘 그렇게 나를 홀대한 내 자신이 불쌍해졌다.

좀 더 나를 위해줄껄. 가지 못한 길에 대해 후회만 하지말고 망설이지 말고 가볼껄.

얼마나 사는 인생이라고 나는 맘껏 누리지 못했던 바보였다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봐야지 결심해본다.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바로 '관계'였던 것 같다. 소중했던 것들은 너무 일찍 떠났고 떠나보내고 싶었던 것들은 지겹게 내곁에 남았었다. 급한 성격에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보니 늘 화가 나 있었던 것같다. 그게 나를 불행하게 했다는 것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래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라고 묻는 저자의 편지에 '네'라고 대답하기가 망설여졌다. 잘 지냈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질 거라 믿는다'라는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그랬던 것같다.

공부를 해라, 일을 해라 누군가 채근하지 않아도 '믿는다'라는 말에 더 힘을 냈던 것이다.

그래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벅착 행복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오늘도 무탈하기를 바란다는 다독거림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믿어줘서 고맙다고 남은 시간만이라도 잘해보겠다고 답장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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