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내가 되어가는 시간
조이연 지음 / 리프레시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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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이 시끄럽다. 그냥 조용한 산사로 숨어들어 휴대폰도 끄고 책이나 읽고 글이나 썼으면 좋겠다. 그러나 완벽하게 숨을 곳이 없다. '어느 곳'이 문제가 아니고 내 마음이 떠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니 마음속에 고인 글들이 많을 것 같지만 저자의 말처럼 눈으로 읽는 문장은 흘러가고 남아있지 못하다. 생각해보니 시험공부를 할 때 문장에 밑줄을 그어대는 방식보다 빈 공책에 그 문장을 쓰면서 외웠던게 더 마음에 남았었다.

시험문제를 보면 빈 공책에 글로 쓰던 그림이 떠오르곤 했다. 그래서 손으로 쓴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는 것을 잘 안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였다. 가보지 못했던 그 길에는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지금보다 더 행복한 그 무엇? 아니면 겪어왔던 그 힘든 시간보다 더 암울한 무엇들이

있었을까.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 문장은 잊혀지지 않고 마음속에 잘 고여있다.


신이 나를 만들어 이 땅에 보낸 의미가 있다는데-종교는 없지만- 과연 나는 이 세상에 와서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아니면 아무 의미없는 존재로 사라질까.

많은 생각이 든다. 막상 글로 적고 있다보니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다.

진정한 나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한 문장으로 써내려갈 수가 없었다.


보여지는 것이 중요해서 늘 의식하면서 긴장하면서 살아왔다.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너무 많았던 것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필사라는 것은 진정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이 이토록 주옥같을 수가 있을까.

'실수를 저질러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가장 큰 감옥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속에 있다'

이토록 나를 잘 설명하는 문장이 있다니. 늘 실수의 연속이었고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 늘 두려웠다. 한편으로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새벽에 소리없이 눈이 쌓였고 그런 날은 마음이 좀 덜 시끄러운 것 같다.

세상이 시끄러워서 그런지 필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그저 글을 따라 적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라보고 덜어내고 깨끗이 하는 필사만큼 좋은 마음청소가 없는 것 같다.

하루에 한 장씩 마음청소를 제대로 할 멋진 문장들이 가득한 좋은 필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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