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사람이 있다. 편지를 쓰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큰 사랑을 놓치 않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 놀랍고 감동스럽다.
사랑이 충만할 때, 이별할 때, 그리울 때, 그럴 때 시가 절로 나오고 세상의 모든 노래가사가 다 내 얘기인 듯한 시간이 있었다. 아무리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에게도 시가 절로 나오는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나태주시인을 떠올리면 어린아이같은 미소와 꽃이 떠오른다.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 떠오른다.
길가에 핀 이름모를 꽃을 모아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는 꽃다발 같은 시를 쓰는 소년이다.
그래서 그가 건네는 꽃과 같은 시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소녀가 된다.
분명 과거 어디엔가 두고온 어어쁜 소녀가 된다.
시(詩)란게 그렇다. 내 마음에 따라, 계절에 따라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
가장 춥다는 대한에 몰아친 추위때문이지 마음도 시리고 쓸쓸하다. 그래서 유독 쓸쓸하고 떠나는 싯귀가 더욱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꽃으로 피어나는 시인의 시에 꽃피는 봄이 올 것이란 설렘을 가지게 된다.
이번 시집엔 그리움과 사랑과, 그리고 가슴아픈 이별에 관한 시들이 있어 마음이 아려왔다.
이제 두고갈 시간, 남겨질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인가.
하긴 시인의 나이도 이제 깊으니 시도 깊어지는 듯 싶다. 시간은 무한하고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만 시인이 건넨 글들은 시간과 함께 더 깊어져 아주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