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웨딩드레스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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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신부들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게 되었을까. 순결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글쎄 지금 이 시대에 순백을 증명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재혼식에는 다른 색을 입기도 한다니 하얀 웨딩드레스는 '처음', '순결'같은 걸 상징하는게 맞는 것 같다.


변호사인 남자친구, 결혼을 예감했던 그 남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로펌의 대표인 주희와 결혼식을 올렸다. 오랫동안 연인이었던 은주가 싫증이 났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자신의 성공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은주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결혼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었다.

후배에게 자신의 조카를 데리고 가 그 남자의 자식이라고 소리치라고

부탁했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이 천만원을 건넸었다.


참 유치하다 싶었다. 그런다고 속이 시원해지겠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니.

그러고보니 아주 오래전 나도 한 때 사랑했던 남자의 결혼식을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본 기억이 있었다. 은주처럼 나도 그 남자의 멋진 배경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서였는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지금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인연이 아니었겠지-며칠동안 사라졌던 남자가 연락을 해 온날, 나는 그가 어떤 얘기를 할지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가 주었던 선물을 모아 그 자리에 나갔었다.

그리고 마주 앉아 탁자위에 놓인 물컵을 잡는 순간 물컵이 깨져버렸다. 아 이게 운명이겠구나.

그냥 포기가 되었다. 그렇게 잠시 스쳐가지만 잊을 수 없는 운명같은 사랑이 있을 수 있다는걸 안다.


우연히 떠난 부산 여행에서 만난 남자에게 그렇게 끌렸던 것도 은주에게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결혼을 앞둔 연인이 있었음에도 그 남자가 자꾸 마음에 들어왔던 것도, 그 만남이 오랫동안 가슴에 고여 있었던 일도 다 예정되어 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연인이었던 남자가 결혼식을 한 날 다시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고작 이름만 아는 남자였다.

사랑인가? 추억에 대한 아쉬움인가? 외로움이 은주를 오래전 추억으로 이끌었던 것일까.


그 남자의 흔적을 찾아가면서 은주는 자신을 버린 남자와의 결혼이, 하얀 드레스를 꿈꾸며 기다린 시간들이 의미가 없었다고 마음을 정리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결혼이 찾아온다면 아무 더러움도 무서워하지 않는 블랙 웨딩드레스를 입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래도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결혼을 꿈꾸며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비겁한 한 남자와의 시간때문에 자신의 삶을 초라하게 남기지 않겠다고 작정해서 안심이 되었다.

결혼, 그게 뭐라고. 은주야! 사랑에 목매는 그런 삶은 이제 그만해, 한결이 같이 가슴 따뜻한 사람과 다정하게 살 수 있기를...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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