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세상엔 로큰롤 스타가 필요하다
맹비오 지음 / 인디펍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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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빌어먹을 세상'이란 표현 아주 제대로다. 세상이 지금 엉망진창이다.

정치는 개판이고 개인정보는 여기저기 발가벗겨져서 미친듯이 거리를 활보한다.

도대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없고 정말 드물게 아직 살만하구나 하는 인간적 뉴스가 등장하면 눈물이 찔끔 나올지경이다.


갑갑한 세상 술 한잔과 노래 한자락으로 그나마 힘을 얻어 버티고 있다.

즐겨보던 '복면가왕'도 올해말이면 끝난다고 해서 아쉬움이 몰려왔다. 하지만 이해는 된다.

도대체 등장하는 가수가 도통 누구인지를 모르겠다. 이미자나 조용필을 추앙하던 세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사랑했던 가수들은 더 이상 복면을 쓰고 등장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가수 부족사태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야 가수들을 얼마나 많은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늙은이들이 더 많아진 시대에서는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가사도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가 아주 빠르게 흩어지고 떼거리로 나오는 가수들 이름도, 얼굴도 알아볼 수가 없다.


'아이돌'이 등장해서 어지러운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면 갸가 갼가? 그 얼굴이 그 얼굴같고 가사또한 가슴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딸에게 '너희 세대가 내 나이쯤 되어서 무슨 노래를 부를지 기대된다.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랩같은걸 부르고 있지 않을까. 틀니 빠질까 걱정된다'.

시대가 그렇다니 뭐 대들일은 아니지만 이문세의 광화문연가며 대학가요제에 열광하던 내 세대 사람들은 오래된 노래를 붙들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자 그럼 내가 지나왔던 그 푸릇한 시절을 지나가는 지금의 청춘들은 어떤 노래에 열광하려나.

해답지가 바로 여기 있다. 여기저기 노래경연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하는데 중학생도 나오고 외국인도 나오고 우승하면 상금도 짭짤하다. 그렇게 건져낸 보석같은 가수들도 있다.

'말달리자','룩셈부르트'를 부른 크라잉 넛은 나도 좀 안다. 룩셈부르트를 왜 외치는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연속되는 가사들이 귀에서 떠나지 않아서 기억한다.

그런 노래를 듣던 중학생은 잘 자라서 선생님이 되어 '룩셈부르크'를 들려준다니 적어도 아이들은 룩셈부르크가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이고 수도랑 이름이 같은 정도는 알것 같아 매우 고무적이다.


얼마전 조용필의 공연을 보면서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가. 그 연세에 아직 짱짱한 가창력에 가슴을 파고드는 절절한 가사에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물론 조용필보다 더 좋아하는 가수가 있지만 어찌되었든 한 세대의 가왕은 역시 '조용필'이지.

'범 내려온다'라는 희한한 가사라 자꾸 귀에서 맴돌게 했던 이날치의 탄생도 감사하다.

사실 창이나 국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밥을 벌어 먹고 살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시대에 잘 어울리는 장르를 찾아 어깨를 들썩이게 해주었으니 기특하기만 하다.


요즘 내가 최애하는 가수는 '최정훈'이다. 이름도 잔망스런 '잔나비'의 보컬인데 다른 멤버는 모른다.

뭔가 힘이 빠진듯한 이상한 창법이 너무 좋다. 어마무시하게 긴 제목의 노래도 좋다.

일단 가사가 귀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토요일 저녁 정말 볼 프로그램이 없어 아직 볼 수밖에 없는 '놀라운 토요일'에 등장하는 그의 모든 노래의 가사를 알아먹지 못하니 말이다.

'로큰롤'하면 엘비스 프레슬리지. 비틀즈도 '로큰롤' 장르였던가. 모르겠다.

저자가 말하는 로큰롤 스타는 사실 장르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대명사'라고 생각한다.

시대를, 사람들을 열광케하고 삶의 시름을 잊게 하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 해주는 '스타' 그게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일게다. 어느 시대이든 장르가 무엇이든 그런 스타는 탄생된다.

지금 시끄럽고 살맛 안나게 하는 빌어먹을 이 시대에 제발 우리를 열광케해줄 스타가 간절히 필요하다. 선생님이란 직업, 요즘은 그닥 인기도 없다고 하지만 이런 스승밑에서 공부하는 제자들이 부럽다.

한심한 교사가 아니고 같이 손잡고 열광해주고 심지어 쿵쿵 뛰어줄 멋진

스승이 아닌가. 혹시 노래를 잘하신다면 '로큰롤 스타'에 도전해볼 의사는 없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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