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 상·청춘편 - 한 줄기 빛처럼 강렬한 가부키의 세계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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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키는 17세기부터 시작된 일본 전통 연극으로 노래, 연기, 춤이 망라된 공연이다.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한다.

가부키라는 말은 '머리를 기울이며 맘대로 춤을 추기'란 의미라는데 그래서인지 가부키 공연을 보면-제대로 본 적은 없고 보도를 통해서 잠깐 보았다-머리를 이리저리 기울이는 걸 본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하얗게 분장하는 특유의 화장법도 인상깊다.


중국의 전통극 변검이나 우리나라의 여성국극등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가부키의 배우들은 모두 남자이고 우리나라의 국극은 모두 여성인게 다른 점이라고 할까.

이 소설의 무대는 1960년대이고 새로운 문화가 태동되는 시기이다. 그러니 당연히 전통극인 가부키는 서서히 몰락하는 시기였을 것이다. 가부키 명문가의 2대손 한지로는 나가사키의 야쿠자 보스의 생일에 참석하게 되고 보스인 곤고로는 다른 야쿠자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아버지의 생일축하식에서 아들인 키쿠오의 공연이 있었고 한지로는 키쿠오를 유심히 보게된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몰락의 길에 들어선 키쿠오는 한지로에게 의탁하게 되고 한지로의 아들인 슌스케와 함께 가부키를 배우게 된다. 한지로의 피를 이어받은 슌스케보다 키쿠오가 더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한 한지로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더 이상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되자 키쿠오를 자신의 다음 세대를 이어줄 후계자로 선언한다.



그전가지 키쿠오와 슌스케는 친한 친구였지만 키쿠오가 더 인기를 끌게 되자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한지로의 뒤를 이어 재능을 발휘하지만 이미 일본에서 가부키 공연은 지는 해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다. 컬러TV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키쿠오도 몇 작품 출현하게 된다.

하지만 관객과 직접 만나는 가부키의 공연만큼 가슴이 설레지 않는다.


어떻게든 가부키 공연을 이어가고 싶었던 한지로는 엄청남 빚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빚까지 자신이 맡겠다고 나선 키쿠오는 한지로의 아내까지 돌보게 되고 빚은 늘어만 간다.

10년 후 슌스케가 돌아오고 둘은 다시 가부키 공연을 이어가게 되지만 과연 가부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소설속 기쿠오와 슌스케는 가부키의 거의 마지막 배우가 될 것이다.

관광객이나 찾는 무대가 겨우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당시 전통극을 지키려는 두 젊은이의 우정과 라이벌 정신이 교차하는 소설이다. 새로운 것이 오면 과거는 사라지게 된다.

마치 꺼지지 직전의 초가 가장 밝듯이 그 중심에 선 주인공들의 삶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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