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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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명동 한복판에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왕자가 나타나서 '인어가 도망쳤다'고 소리친다면 분명 누군가 유투브를 찍거나 몰래카메라를 찍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 긴자 한복판에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남자가 딱 그렇게 나타났다.


이 소식은 바로 SNS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우스운 헤프닝쯤으로 여겼다. 당연하지.

우리나라에도 주말엔가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긴자에서도 몇 시간 차를 막고 사람들만 다니는 시간이 있는 모양이다. 그 번잡한 거리를 차 신경쓰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었다. 편리한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걸으면서 세상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지 않은가.


그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남녀도 있고 스무해를 사랑으로 키운 딸을 멀리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도 있다. 얼마 전 이혼을 하고 꼭 이혼을 했어야만 했는지 답을 찾지 못한 남자도 있다. 그리고 신비한 그림이 가득한 갤러리가 있다. 그 곳을 지키는 노인은 마치 누가 찾아올 것을 알았던 것처럼 길을 잃은 사람들을 안내한다. 아 이런 갤러리가 도심 어딘가 숨어있다면 꼭 찾아가볼텐데.


가난한 청년은 열 두살 연상인 연인과의 사랑이 두렵지만 용기를 내보자고 마음먹는다.

자존심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남자는 자신이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었는지를 깨닫는다.

어린시절 멀리서 보았던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소녀는 언니를 대신해 결혼을 하기로 했던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사실 어린시절 소년의 마음을 빼앗은 사람이 누구였는지 비밀이 밝혀지기도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들이 등장하며 몇 편의 동화를 본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처럼 각박한 시대가 되어도 동화같은 일들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망설이지 말고 용기를 내어 사랑을 고백해보면 상대도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게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거품이 되어 사라진 인어가 아니고 사랑을 완성시키는 멋진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고 상상하니 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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