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세계 - 낯선 길을 걷는 법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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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에 등장하는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소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여행이긴 한데 우리네 삶 자체가 여행이고 지금 이 순간도 길을 걸어가는 여정임을 깨닫게해주는 철학서라고 하겠다.


'왜 떠나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 '목적지가 어디인가'등을 묻는 삶에게 답은 정해지지 않았고 선택은 순전히 자신의 몫임을 편지와 답장, 혹은 여행중 만나는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한다. 마치 선승과의 대화같다고나 할까.

문득 파울로 코옐로의 '연금술사', 혹은 생떽쥐 베리의 '어린왕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가끔은 동반자가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나 혼자만의 여정이다. 목적지도 따로 없다.

고독하지 않을까. 그게 삶의 본질이라면 참 서글프기도 하다.

목적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곳으로 갈 것임이 예견되기도 했고 누군가는 올 줄 알았다고 했다. 삶이, 운명이 선택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정도 예정된 길임도 알았다.


바닷길은 특히 두렵다. 흔들리는 파도위에서 중심을 잡고 서 있기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거기에 폭풍이라도 만난다면 배가 뒤집혀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두려운 바다를 건너 어디엔가로 떠났고 닿았었다. 그렇게 한 세상이 열리고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다시 떠나왔다.


머물 숙소도, 맛있는 음식에 대한 소개도 없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라는 가사도 있지만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선택받은 자인가.

우리는 대개 그 살아가는 방법,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 길이 잘된 선택이라는 것도 확신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사막에서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네가 걷는 길이 곧 길이다'

'눈이 소복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내가 걷는 길이 곧 길이 된다'같은 말들이 내 한걸음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조금은 고독했고 어디에 닿을지 불안했지만 인생의 본질과 우리네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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