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로섬이란 뜻은 게임이나 경제이론에서 한 사람이 이익을 얻는 만큼 반드시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구조를 말한다고 한다.

인생은 대체로 이 제로섬원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사랑'도 제로섬 게임의 전형이라는 저자의 발상은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를 넘어선다.


현대문학작품이라고 해서 저자가 상당히 젊다고 생각했었다. 작품도 전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이 신선했다. 하지만 거의 구십에 가까운 작가이고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른다는 이 작가의 단편선은 평범하지 않다. 특히 여성에게는.


M교수를 사랑했던 것일까. '제로섬'의 화자 K는 겨우 M교수의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집, 환경, 가족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우연히 다른 방에 있던 M교수의 딸에게서 질투의 감정을 느낀다. 다른 누구와 사랑을 나누고 자식을 낳을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한 셈이니까. K는 진심인지 아니면 이간질을 하고 싶었는지 그의 딸에게 M이 어떤 사람인지를 고자질한다. 그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그렇게 자기 아버지를 낯선 사람으로 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적 거짓말일 수도 있다.


치매증상이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딸의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참새'란 작품은 마지막에 반전이 숨어있다. 그녀의 어머니가 밝히는 비밀은 진실인걸까. 도망치듯 빠져나오는 집밖에 외로워 보이는 참새 한 마리가 바닥을 쪼고 있다. 참새는 그녀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베이비 모니터'란 작품은 가장 많이 몰입되었던 단편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 여자가 힘든 임신과정과 출산을 겪고 얻게 된 아기.

베이비 모니터를 통해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려 한다.

거의 집착이나 분리불안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지나친 관심이 그녀 자신도 버겁다.

하지만 모정이라는 것은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냥 절로 나오는 것 아닌가.

숨이 막힐 것 같았던 현실에서 벗어나 베이비 모니터가 없는 먼 공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며 자유를 느낀다.

질투, 죽음, 추억, 모정등 여자의 눈으로 바라본 여러 여자들의 삶이 이채롭다.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작품들도 있다. 놀라운 점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현실의 모습들은 대체로 비슷했다는 사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