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동안에도 나는 소리가 들어간다는 가상세계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소리곁에 머물렀던 은하의 존재역시 실제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그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느껴졌다면 그건 실제하는 존재일테니까.
'제발 돌아와' 달라는 소리의 마지막 외침이 눈에, 마음에 남는다.
네가 나를 잊는다고 해도 나는 기억할거야. 소리의 이런 다짐은 은하가 여전히 떠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떠나보내지 못하면 상대는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소리가 지나왔던 그 시간 무렵에 나도 누군가를 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리처럼 못보내지는 않았지만 문득 문득 찾아와서 그립게 하는 아이! 잘 지내지?
너를 다시 만날 날이 이제 그리 멀지 않았네. 나를 못알아보면 어쩌지? 너무 늙어버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