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는 너에게
이우연 지음 / 비선형프레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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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나놓고 보니 내가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간들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과 비슷한 시간이있던 것 같다. 당시에 내가 그리 외롭고 상처받고 누군가를 그리워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많이 아팠고 그래서 세상밖에 소리치고 싶었고 그 소란을 잠재워줄 존재를 만났다.


내가 있는 세상이 아닌 상상의 세계, 혹은 닿고 싶은 세상으로 이끌어준 존재는 바로 책이었다.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지 못하고 겉돌았던 소리가 은하를 만났던 것도 이와 비슷한 운명이 아니었을까. 조용히 다가와서 소리의 손을 이끌고 신비의 세상으로 이끌어준 존재!


'귀신을 보는 아이'는 소란할 수가 없다. 집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존재를 봐야할테니까.

은하는 그런 소리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정말 존재하는지 아니면 허상인지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소리를 이끈다. 우리는 가끔 꿈과 현실을 헛갈린다. 그렇듯 은하는 꿈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아이같았다.


은하가 안내해준 공간들에는 다른 사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왜 학교라는 공간은, 특히 옥상같은 곳에는 귀신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을까. 아마도 많은 아이들이 그곳이 피신처라고, 혹은 마지막으로 선택한 공간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 유일하게 소리곁에 있었던 은하는 떠났다.


읽는 동안에도 나는 소리가 들어간다는 가상세계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소리곁에 머물렀던 은하의 존재역시 실제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그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느껴졌다면 그건 실제하는 존재일테니까.

'제발 돌아와' 달라는 소리의 마지막 외침이 눈에, 마음에 남는다.

네가 나를 잊는다고 해도 나는 기억할거야. 소리의 이런 다짐은 은하가 여전히 떠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떠나보내지 못하면 상대는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소리가 지나왔던 그 시간 무렵에 나도 누군가를 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리처럼 못보내지는 않았지만 문득 문득 찾아와서 그립게 하는 아이! 잘 지내지?

너를 다시 만날 날이 이제 그리 멀지 않았네. 나를 못알아보면 어쩌지? 너무 늙어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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