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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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주로 떠난 생명을 만나고픈 이들을 위해 향초를 만드는 마녀가 있다.

우주 행성 어딘가에 갑자기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다른 행성으로 향한다. 마녀도 그 곳이 어디가 될지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의 향초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올 것이란 것만 알았다.


세상은 진화해서 병이 들은 신체의 부품을 갈아끼우면 생명이 연장되는 시대가 되었다.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황당한 얘기같지만 현실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분명 그런 날들이 올 것이다. 글쎄 더 진화해서 진시황이 누리고픈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면 행복해지려나. 그 많은 생명들은 우주 광활한 곳에 흩어져 살면 되긴 하겠다.


인간이 만든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는 부품교체없이 천연으로 남은 인간의 가치가 더 높아보이기도 하고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막연한 그리움인지 진짜 인간이 만든 요리로 인기몰이라는 레스토랑도 있다. 하지만 그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숨겨진 안드로이드였고 질투심에 눈이 먼 인간 주인은 그 안드로이드를 파괴해버린다. 그리곤 다시 요리를 하게 하려고 되살리고. 결국 다시 회생하지 못한 선택을 한 친구를 위해 은하향초집을 찾아온 누군가.

차라리 그런 선택을 하고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려줄 친구를 가진 안드로이드가 인간보다 나아 보인다.


지금도 종이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이지만 아예 책을 읽지 않는 미래가 닥친다고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녹아가며 글을 쓰는데 아무도 읽어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오죽하면 그 작품을 우주의 별로 만들어달라고 했을까.

아마 이 장면은 실제 글을 쓰고 있는 작가 자신에게 보내는 위안의 글이 아니었을까.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손님은 학대받던 자신을 구해주고 사랑해줬던 할머니를 다시 만나러 온 진돌이 얘기였다. 나 역시 유기견을 만나 이제는 이별이 두려울만큼 사랑을 나누는 우리 토리가 생각나서였다. 얼마 전 방영된 '천국은 아름다워'가 떠올랐다. 그 천국에 먼저 도착한 댕댕이들이 나중에 도착하는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만남의 순간 행복한 기쁨을 나누는 장면.

펑펑 울었었다. 아마 나도 우리 토리가 먼저 떠난다면 은하향초 가게를 찾아갈 것이다.

내가 먼저 떠난다면 우리 토리가 진돌이처럼 나를 만나기 위해 우주로 날아와줄 수 있으려나.

SF적 소설이지만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설이다.

결국 어떤 시대가 와도,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다 못해 멸망이 다가오는 순간이 와도 사랑만큼은 변색되지 않고 남아 간절한 누구에게 희망이 되리라는 생각에 큰 위안이 몰려왔다.

진돌아 할머니를 만나 행복했지? 토리야 엄마가 기억하고 너도 나를 영원히 기억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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