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은 어쩌다
아밀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정상적인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될까.

일단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를 가졌을 것이고 그 양성의 특징을 가진 개체로 성장하고 다른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살다 가는 존재? 쯤이라고 정의해야할까. 그리고 그 외의 개성을 가진 사람은 비정상이고?


이 단편선들은 지극히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기록이다. '비정상'이 아니고 '평범하지 않은'이다.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편에서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미나가 어느 날 기영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기영 역시 미나를 절친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성의 사랑과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기영은 여러 명의 남자와 연애를 했고 결혼을 했다. 미나는 어느 날 자신이 뱀파이어가 되었다고 하면서 가끔 기영의 피를 흡입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시대에서 뱀파이어는 인간과는 조금 다른 개성을 가진 정도의 존재로 인정받는 사회였다. 하지만 뱀파이어보다 동성애가 더 무서운

시대였던가보다.


참 성(性)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 쑥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고 자연스러운 행위이기에 인정을 하면서도 섹스로봇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좀 화끈거리기는 하다.

더구나 이성과 연애, 섹스를 나누지 못하고 동성과의 관계를 원하는 영민같은 사람에게는 편견없이 적극적으로 몸을 내어주는 리아같은 섹스로봇이 등장하는 시대가 반가울 것이다.

리아와의 관계가 더 없이 만족스럽지만 다시 동성 인간과의 만남을 시도하지만 리아같지 않다.


지금도 세계 어디선가 유전자 가위가 어떻고 하는 뉴스가 들린다. 뭐 우선은 질병치료같은 것으로 시작이 되었을 것이지만 이 소설처럼 입맛에 맞는 자식을 원하는 대로 설계해서 낳는 시대가 분명 오리라고 믿는다. 과연 원하는 유전자로만 조합되어 태어난 아이는 설계된 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환경이 전혀 달라진다면? 타고난 유전자의 기질을 키워줄 환경이 되지 않아도 조작된 운명을 살아낼 수 있을까. 그게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다. 글쎄 난 유전도 환경도 반반이라고 믿는다.


누군가를 축복해주거나 저주해주는 마녀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래도 여기 등장하는 백마녀는 최소한 저주를 해주고 돈 버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착한 마녀이다. 축복할 대상의 신체 일부를 가져오면 고객의 니즈를 설계하고 기도하고

그렇게 마법을 새겨넣는다. 아이돌을 추앙하는 고객의 축복을 완성해주긴 했는데...

눈에 보이는 삶과 진실사이에는 항상 차이가 있기 마련! 그저 멀리서 응원이나 하면 좋으련만.

미래의 어느 날, 혹은 지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따갑게 다가온 단편집이다.

알면서도 모른 척 하거나, 부정하면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던 일들.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는 없지만 궁금해서 자꾸 들쳐봐야만 할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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