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증언으로 인해 테렐은 사형수가 되었다. 텍사스주는 여전히 사형제도가 유지되었고 이제 테렐은 사형을 면하기에는 너무 늦어보인다.
테시는 왜 테렐을 위해 나서야한다고 생각했을까. 막연히 진범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걸까.
난 30여페이지를 남겨두고서야 희미하게 진짜 범인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심리스릴러에 열광하고 찾아 읽는 독자라면 이쯤에서 진범을 유추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이것조차 저자는 알고 있었다는 듯 진짜 덫을 놓았다는걸...그래서 당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런 소설을 만날 때마다 바둑이나 장기를 둔다는 생각으로 무장을 한다.
대체로 승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참담하게 패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줄리아 히벌린의 이름을 일기장에 써두고 재무장하기로 결심했다.
마지막에 등장해서 나를 엿먹인 인물도 일기장이 아주 중요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