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런 운명도 있겠구나 하고 넘기기엔 화가 났다. 도대체 이렇게 막돼먹은 운명은 좀 너무하잖아.
사라진 친구 도연의 이름으로 살게된 여자는 남자들을 전전하면서 오로지 죽기위해 삶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어지고 죽음은 다가오지 않은 어느 날 그녀의 삶에 들어온 남자, 해도! 막연히 길가에 앉아있던 도연을 데려다가 2년을 함께 살았던 남자! 아무 요구도, 욕망도 느껴지 않았던 유일한 남자. 하지만 해도는 그녀에게 자신의 집에서 나가달라고 부탁한다. 아니 명령한다.
짐을 싸갖고 나가버린 해도를 기다리던 도연은 결국 그의 집에서 떠나게 되고 더 암울한 시간으로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