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이버 폭력의 희생자가 된 릴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제 교장도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알게된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그저 익명의 댓글로 릴리를 공격하던 아이들은 점차 두려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익명이었기에 자신들이 노출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꺼리낌이 없이 진실이 아니거나 심한 댓글을 달고 따로 릴리를 몰아부치는 인터넷 카페까지 개설한 것이다.
사이버 폭력에 의해 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힐 수 있다는 시를 쓴 이해인 수녀님이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글도 말 이상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닥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못했었다. 말은 상대를 알 수도 있지만 인터넷으론 상대를 알기 힘들다. 모를수도 있다.
그 익명성이 주는 엄청난 폭력성을 잘 드러낸 수작이다. 더구나 과연 릴리를 코너로 몰아부친 익명의 악마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추리과정도 너무 흥미롭다.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제발 이 소설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