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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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책이란걸 읽었던 기억은 '소년중앙'이나 '새소년'같은 잡지였던 것 같다.

두툼한 잡지에는 정말 재미있는 내용이 너무 많았고 그중에서도 후일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인물이 등장했으니 바로 홈즈와 왓슨이었다.

그후 아주 오랫동안 홈즈를 사랑했고 이후 아가사 크리스티, 그리고 이 책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가 뒤를 이었다.



히가시노뿐 아니라 모방범을 쓴 미야베 미유키나 공중그네의 오쿠다 히데오 역시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이다. 대개 로맨스소설이나 스릴러, 추리물 같은 것은 저자의 출생지의 색감과 밀접하다.

일본 추리소설만의 '맛'이 있다. 히가시노가 등장시킨 주인공들은 대개 형사가 많다. 이 작품에서도 발로 뛰는 성실한 형사가 등장한다. 앞으로 히가시노는 몇 편의 작품에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것이다.


유력한 정치가인 도의원 도도 야스유키와 그의 아내이자 여배우인 후타바 에리코가 방화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도도로 보이는 시신은 겨우 성별만 식별될 정도로 타버렸고 화장실에서 발견된 에리코는 목에 끈이 있었던 흔적이 보였다. 두 사람은 방화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맡게된 고다이는 도도의 유명세때문인지 관할서가 아닌 경시청에서 파견된 오십대 중반의 야마오란형사와 짝을 이루게 되어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을 함께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길거리 캐스팅으로 여배우가 되었다는 에리코에게는 특별한 악연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도도 역시 정치인인지라 음해하려는 자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죽일만큼의 적이 있지는 않았다고 비서가 말했다. 두 사람에게는 임신중인 딸이 있었고 실의에 빠진 딸부부에게 사건 며칠 후 3억엔을 보내라는 협박장이 도착한다. 두 사람은 돈때문에 살해당한 것일까.



고다이와 야마오는 도도와 에리코가 과거 사제지간이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었고 에리코에게 연정을 품었던 남학생이 자살했다는 것도 알아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고다이는 도도의 제자였던 야마오가 과거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과 수상한 행적들을 감지하게 된다. 설마 야마오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건 아니겠지?

이 책이 출간되자 마자 든 첫 생각은 여전히 다작하고 있구나 였다.

추리작가로서의 명성뿐 아니라 다작 작가로도 유명한 히가시노가 나는 왜 좋을까.

아마도 같은 시대를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시대의 공감성과 감정의 공통점같은게 느껴져서 일수도. 그리고 책의 머리에 쓴 저자의 말처럼 '이 소재를 작품으로 쓸 날은 오지 않을 줄 알았다'늘 말이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정도의 연륜이 쌓여야 쓸 수있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과거 찬란했던 추억이 있는 사람, 하지만 이제는 빛바래진 시간에 서있는 우리들에게도 청춘의 땀과 눈물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저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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