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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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아나운서 김재원의 에세이가 나왔다.

잘 알려진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의 에세이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해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말로만 알던 사람을 글로 보니 참 다르게 다가온다.



67년생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58세쯤 되었나. 너무 동안이라 이렇게 나이가 묵직하리라고 짐작을 못했었다. 김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아침마당 이후 잘 보지는 않고 있었는데 늘 유쾌하면서도 다정하게 진행하는 아나운서라고 생각했다. 하필 오늘이 아침마당 마지막 방송이었다니 이런 우연이 있을까. 그럴 줄 알았다면 오늘 방송을 챙겨봤을텐데.



큰키에 귀공자타입의 인상이라 어둔 구석은 없었으리라 생각했는데 너무 일찍 엄마와 헤어지고 아버지도 오랫동안 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다니 그가 지나왔을 시간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열 세살이면 아직은 어린 나이였는데 엄마를 잃고 '엄마 없는 집 아이'로 자라야 했으니 그 외로움이 어땠을까. 가끔 느껴지던 조용함이 그 어둠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말을 하는 직업이니 자신의 말에 큰 책임이 느껴질 것이다. 말이 비수가 되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대본대로 하는 말이라도 일단 자신의 입을 통해 나왔다면 책임을 느껴야한다.

헌혈기증이나 기부방송등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멀리 있었던 것 같아 동참하려 한다는 말이 참 예쁘게 들린다. 얼굴에 비겁함이나 악함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다. 교회도 열심히 다닌다니 선함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더구나 말을 잘하기위해 책도 영양분처럼 생각해서 열심히 먹는다니

참 기특하지 아니한가.



맵고 거창한 배추보다 담백하고 오래 발효된 백김치같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그의 삶을 정의해주는 것 같다. 외로웠고 억울했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잘 살아온 것 같아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싶다.

가끔 TV를 보면서 아 저 사람 많이 늙었네 할 때가 있고 유명인이 죽었다고 하면 실제 잘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안쓰럽고 세월이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하필 저자의 방송생활 마지막 날이라니 많이 아쉽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많이 하면서 남은 시간들도 유용하게, 보람되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 보내길 바란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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