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가 되고 싶어 - 읽고 옮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개정판
이윤정 지음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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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존경스러운 일이다.

웬만해선 기도 안죽고 도전하는 편인데 정말 이 언어쪽 머리는 젬병인지 공부한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콩글리쉬 정도인 내가 영어 번역을 하는 사람을 만나니 기가 팍 죽는다.



언어쪽 뇌가 유독 발달한 사람이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도 제대로 쓰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아니겠는가. 어려서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니 번역일을 하는게 우연은 아닌듯 하다.

번역일과 동시통역은 조금 다르겠지만 최근 유퀴즈에 등장한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의 말이 거의 동시에 소통이 되는 것을 보고 뒤에서 동시통역을 하는 여성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말았었다.



우리나라 말도 잘한다고 할 수 없는 내가 누구는 몇 개국어를 술술 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야말로 꼬리가 쑥 내려간다. 저자 역시 번역가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한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샘플링 작업에 번번히 떨어지고 좌절했다고 하니 능력도 있고 기백도 있는 사람이라도 수많은 실패가 따르는구나 싶다.

그럼에도 이제 당당히 자신이 번역한 책이 출간되고 이름을 올리는 사람이 되었으니 박수 짝짝!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다보니 번역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된다. 어떤 책은 번역을 누가 했길래 이렇게 읽기가 힘든지 몇 번씩 번역가의 이름을 들여다보는 경우도 있다.

저자가 수없이 실패해서 깨달았다고 하듯 단어를 그냥 옮겨놓는 번역이 아닌 우리글로 그냥 써내려간 것 같은 번역이 완벽하다는 것을 독자로서 백 번 이해한다.



일본권 책을 선택할 때 번역가가 '권남희'라고 하면 고민없이 펼쳐보게 된다.

어떨 때는 권남희란 분이 번역가가 아니고 작가가 아닐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그만큼 원작자의 의도에 가장 많이 접근하는 재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우려대로 이제 챗GPT의 세상이 되었으니 따로 언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는게 아닐까 싶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살아있는 소통은 있다고 단언한다.

세상이 급변하면서 사라지는 직업도 많아지고 새로운 직업도 생기는 시대가 되었다.

AI로 대체되는 직업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번역가의 경우는 단어의 나열이 아닌 인간의 마음을 깊숙하게 파고드는 소통의 진수는 역시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보고 거의 끝까지 살아남을 직업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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