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는 수밖에 - 여행가 김남희가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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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팔자가 좋은 사람이로구나....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었으니.

저자인 김남희의 프로필 첫 단어는 '여행가'였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가 맘먹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고 직업이 여행이라니, 팔자가 좋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흔히 '역마살'이라고 하는 운명이 있다. 그 역마살이 직업이 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누군가는 글을 써야만 견딜 수 있었다고 하던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닿지 못한 곳을 다닐 수 있었고 이렇게 글로 써서 살아올 수 있었다니 부러울 수밖에.



그렇다고 늘 행복하기만 했던 여행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때로는 위기도 있었던 여정이었다.

여행가에게 팬데믹은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시로 PCR검사를 받아가며 심지어 코로나에 감염되었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여정이라니 유유자적의 여행가가 아니라 전투적 여행가였던 셈이다. 루마니아, 스위스, 이탈리아, 카자흐스탄등 그녀가 닿았던 곳에

대한 풍경이나 경험담보다는 사람에 대한 얘기들이 훨씬 더 마음에 와 닿았다.

'한 번의 여행을 마친 후에 한 사람이 남는 여행'이 늘 최고의 여행이었다는 그녀의 말이 진실이었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또 방문하고 그런 삶은 참 축복받은 것이 아닐까.

그녀가 닿았던 곳에 만났던 인연. 아마도 전생의 인연또한 있었겠지.

암과 싸우다가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이야기에서 마음이 울컥해진다. 늘 바깓으로 도는 딸을 둔 엄마는 노심초사의 시간도 길었겠지. 그렇게 마음졸이다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은 오죽했을까. 살아오면서 저지른 그 어떤 실수보다 후회가 컸다는 말이 가슴아팠다.



이제 슬슬 몸에서도 나이가 느껴진다고 하면서도 그녀는 8순, 9순이 되어도 여행을 계속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곳에 대해 이런 맛깔나는 글을 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늘 책을 가지고 떠난다는 여행가 김남희의 글을 누군가는 또 어디론가 떠나기전, 혹은 떠나면서 챙겨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여행가 김남희가, 작가 김남희가 참 부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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