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게 글을 쓰는 여자-아마도 작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나타난 남성은 그녀의 글을 보녀 빨간펜으로 하나하나 지적질을 시작하는데...
이 단편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온 대사는 '용서에는 경계가 없는 거에요'였다. 경계가 있는 용서라면 그건 결국 용서가 아닐테니까.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스페인에서 교사생활을 했다는 작가의 글들은 조금쯤 무거움을 지니고 있다. 마치 잔뜩 안개가 끼고 쌀쌀한 영국의 겨울을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열 한살에 부모가 이혼하고 열 네명의 이복형제를 얻게 되었다는 작가의 굴곡있는 개인사가 이런 단편모음에도 담겨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