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태오 지음 / 부크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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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태어나 업을 짓지 않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만 죄가 아니고 말로 업을 쌓는 것이 더 큰 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이 비수가 되기도 하지만 또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살고 싶어지는 힘이 되기도 할터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위안이 전해진다.



살다보면 좋은 생각만 하고 살 수는 없다. 나를 음해하는 사람도 있고 손해를 끼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까지 다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까. 가장 큰 복수는 용서라지만 소인배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어림없는 소리다. 그래도 여기 저자처럼 '당신이 정말로 잘 됐으면'하는 마음을 전할 기회가 있지는 않을까.



과거보다 분명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음에도 자살률은 세계 1위라고 하고 젊은 청년들은 미래가 없다고 포기하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 뉴스에서도 관세전쟁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꺼린다고 하면서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비상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미래가 보장되는 줄 알았던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단다.

그러면서 희망을 포기하지 마라고 자꾸 부추긴다. 도와주는 일도 없으면서.



언젠가 이런 모습을 화면에서 본 적이 있다. 그냥 아무말 없이 꼭 안아주는 모습.

상대가 죄를 지은 죄수였던 적도 있었는데 그리 험하게 뾰족했던 사람의 표정이 풀리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단지 안아만 줬는데도 그 품이 그리 따뜻했던 모양이다.

이 책은 그런 '안아줌'같은 책이다. 무지막지 그냥 착하게 살자고 지루하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남의 눈치 보지말고 후회하지 말고 해보지 못했던 것, 용기내지 못했던 일 꼭 해보라고 등을 떠민다. 그게 싫지 않다. 돌아보니 못해본 일이 너무 많았다.



흔히 말하는 백그라운드가 너무 없는 집안에 태어나 내세울 것 없는 프로필만 지닌 채 살아온 내가 사랑이나 용서보다는 불평, 불만에 긴장의 연속인 삶을 살아왔던 것 같아 내가 참 안쓰러워졌다.

지금도 나는 나에게 호전적이거나 인성이 나쁜 사람에게는 가차없이 응징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가 조용이 다가와 아무말없이 살포시 안아주는 이 책이 그냥 따뜻했다.

'당신이 정말로 잘 됐으면, 후회없이 다시 잘 돌아갔으면...'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사는 일, 살아 내는 일은 참 버겁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거의 어렵다.

그래서일까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을 헤치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이고 잠시라도 허상의 세상에 빠지는 마약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고 한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아'라는 말보다 '그래도 괜찮아 '하고 안아주는 이런 책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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