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우체부 배달희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9
부연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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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야하는 길, 바로 저승길이다.

죽음을 미리 알 수는 없는 노릇이라 준비할 수도 없겠지만 설사 자신이 죽는 날을 안다고 해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저승길로 향할 수 있을까.


중학교 입학을 눈앞에 둔 배달희에게 저승차사가 찾아온다. 달희를 저승으로 데려가려고 온 것이 아니고 달희가 저승우체부가 되었다는 통보를 하기 위해서였다.

전세계 인구 81억 6197만 2572명중 유일하게 선정된 저승배달부라니 그 확률에 기뻐해야하나.

얼떨떨하게 저승 우체부가 된 달희가 할 일은 매일 저승으로 가서 한 영혼의 편지를 받아 배달을 해야한다. 이승에 남은 단 한 사람에게 단 한번 편지를 부칠 기회를 가진 영혼을 위해.



'저승입구주민센터' 저승도 진화하는 모양인지 이승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만아니라 과학적 발전도 이루어져있었다. 주민센터 한 주무관의 말처럼 저승에 온 과학자들이 나름 활약을 한 덕분이란다.

그렇게 저승 우체부 첫 일은 하필 같은 동네에 살던 세희 언니의 안내견 하루였다.



까칠한 세희언니를 도와주던 하루가 죽다니, 달희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나 역시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저승에 간 하루를 보니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달희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하루가 죽은 줄도 몰랐는데 저승에 있다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게 된 하루는 자신에게 까칠하게 굴었던 세희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가 있는 듯 했다.



글을 쓰지 못하는 하루가 세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파왔다.

자신의 고집때문에 죽은 하루로 인해 후회의 날을 보내던 세희역시 같은 방법으로 하루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달희가 전하는 편지속 사연은 뭉클하기만 하다.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사람들은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려고 마지막 편지를 쓴다.

그나마 그런 기회를 가진 혼들은 행복한 편이다.

저승에 온지 200일째이지만 재판장을 만나지 않은 채 주민센터에 와서 소동을 벌이는 김씨 아저씨처럼 그런 편지조차 쓸 수 없는 가슴아픈 사연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이 소설의 메시지는 죽기전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

좀더 사랑하지 못했던 것, 꿈을 이루지 못했던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던 것...

들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미련을 남기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언제든 죽음은 온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 처럼, 누군가 간절히 원했던 그 하루인 것처럼 후회없이 잘 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전해지는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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