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씨개명에 대한 얘기며 일제가 운영하는 세관에서 일한 것들에 대해 후회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방후 김일성 치하의 북한에서 일을 한 것도.
자신이 써온 수많은 시들은 일제를 향한 항거의 뜻이었음을 비추어 볼 때, 시대가 그를 원치 않은 길로 이끌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백석의 실제 삶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발품을 판 작가의 열정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그저 좋아하는 시인, 추앙하는 문학인으로만 남겨도 좋았을텐데 백석이 말년에 살았던 북한의 오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을 답사했다니 의지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가 고향인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마지막 원고가 어딘가 남아있었더라면 우리는 백석을 더 많이 만나고 이해했을지도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