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이 살아있는 생물이었다면 그래서 좀 더 나은 꿈을 꿀 수 있는 존재였다면 아마도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태생이 어떠했든 플라스틱은 잠시 그 꿈을 이루어주었고 이제는 쓰레기로도 버려지기 힘든 애물단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지구에 잔뜩 쌓인 쓰레기들, 오물따위들을 싣고 우주 저 먼 어느 곳에다 쏟아버리는 생각. 그래서 지구가 뽀송뽀송 깨끗해지는 생각.
물론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이지만 그렇게라도 답답함을 풀고싶어졌다.
지구가 지금 겪고 있는 재앙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
물에 잠긴 고향을 떠나야 했던 가람과 꿈을 이루기 위해 위험한 소각장사이를 헤집어야 하는 치아루. 뭔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지빈을 통해 미래의 젊음이 겪어야할 아픔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