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더
이호연 지음 / 책방앗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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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포워더는 운송수단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화물운송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맡는 업자를 뜻하는 것으로 여러 화물주에게 받은 화물을 모아 정리하고 화물주를 대신하는 발송인이다.

포워더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운임을 제시하는 화물회사를 선정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화물을 수집하여 보내거나 받아주는 업을 하는 KOR인터의 항공 수출부 과장 지후는 호주에 있는 대학에 유학을 떠났었고 부모에게 신세를 지지 않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었다. 하루2시간만 자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알바를 하던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권유를 받게 되고 영주권까지 취득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엄마의 암 발병으로 급하게 귀국을 하게 된다.



학업도 일도 접은채 엄마를 간호하던 지후는 돈이 떨어지자 급하게 취직을 하게 되고 그곳이 바로 KOR인터였다. 적성에 맞고 안맞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돈이 급했기에 지후는 열심히 일했다. 지후의 인성을 알아본 거래처들에서는 지후와 형, 동생하면서 위기가 생길 때마다 지후를 도와 일을 처리해주었다. 지후의 상사인 진을도 차장은 능력도 없으면서 자리만 지키는 상사로 붙박이처럼 그 자리에 박혀있는 인물이다. 덕분에 능력있는 후배들의 진급까지 막고 있는 꼴이었다. 모든 일은 지후가 처리하고 책임도 져야하지만 진급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포워더들의 세상을 전혀 몰랐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들을 알게되었다.

어느 회사든 평탄하게만 굴러가진 않는다. 일은 하지 않고 윗상사에게 아부만 하는 직원, 사소한 실수 하나로 큰 위기를 부르는 직원, 낙하산 상사로 들어와 뒷짐만 지고 큰소리만 치는 임원...정말 인간의 모든 더러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마 지후가 있어 위기때마다 회사를 구하지만 썩은 임원들은 지후가 눈엣 가시가 된다.



버는 월급은 거의 엄마의 병원비로 나가고 집에 들어가도 반겨주는이도 없다.

너무 힘들어 자살을 결심한 적도 있을만큼 지후는 고독했다. 이기적인 엄마로 인해 사랑했던 연인과도 헤어지게 된 지후는 양아치들이 넘치는 회사에서마저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그럼에도 지후의 인성을 보고 돕겠다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는데..

포워더의 세계는 긴박하고 처절한 삶의 현장처럼 다가온다.

50원, 100원에도 승부가 갈리는 현장. 화물스페이스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과도 같은 싸움을 벌이는 살육의 현장을 보는 듯했다.

그럼에도 가끔은 정의가 선한 사람의 손을 들어주기도 하는 것 같아 소설 말미에는 사이다를 시원하게 들이킨 마음이 들었다.

저자 자신이 이 업계에 몸을 담았던 경험이 실감나게 잘 그려진 소설이다.

다만 업계의 복잡한 업무가 너무 장황하게 그려져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음모나, 복선등이 좀더 치밀하게 구성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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