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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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식당이 많아졌지만 대부분 맛있는 식당들은 12시정도면 문들 닫는다. 패밀리 그릴 시리우스는 저렴한 레스토랑 체인점이다.

10시에 마지막 오더를 받는데 문을 닫고 식당을 나서는 시간은 대개 10시반 이후가 된다. 아사쿠사 매장의 점장 미모사가 집에 도착하면 11시정도가 되고 레스토랑직원이면서도 거의 밥을 먹지 못하는 날이 많고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잠이 들기 위해 긴장을 풀어주는 입욕제를 넣어 목욕을 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미모사의 집에 불이나서 예전에 회사 기숙사로 사용되던 건물에 임시로 거주하게 된다.

기숙사 관리인이었던 가네다씨는 본사 설비부에서 일하고 있고 미모사가 묵을 방을 치워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그리고 근처에 늦은시간까지 여는 식당이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미모사는 식당문을 닫고 지친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와 잠을 청하지만 도저히 잠들지 못한다. 가네다씨가 말한 식당이 생각나 옆 골목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희미한 등이 켜진 식당을 발견한다. '키친 상야등'.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여자 종업원은 지쳐보이는 미모사에게 따뜻한 물수건을 건네고 추천요리까지 알려준다. 프렌치 레스토랑 상야등의 요리는 환상적이다.



뜨문 뜨문 상야등을 방문해서 요리를 먹으면 긴장이 풀리면서 위안을 받는 느낌이다.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스프를 먹는 여인이 있다. 그리고 막차가 끊기면 들러서 날을 새는 직장인들도 있다. 상야등은 저녁 9시에 문을 열고 아침 7시에 문을 닫는다.

프랑스에서 요리공부를 했다는 셰프의 요리는 맛도 좋지만 각자가 지닌 아픔이나 외로움을 달래주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상야등을 드나들면서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는 방법을 알게되고 미모사 자신도 아사쿠사 지점을 좀더 세심하게 경영해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상야등을 손님들과 친해지면서 각자의

사연들을 알게된다. 그리고 아버지를 일찍 잃고 바쁜 엄마와 살았던 셰프의 사연까지.

셰프는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었던 바람이 상야등의 요리로 피어났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래서 그의 요리를 먹으면 위안이 되고 행복해졌구나.

이런 식당이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불안하고 힘든 순간이 올때 마다 셰프의 스프를 먹고 속을 달래고 싶다. 그리고 이른 아침 육수를 우려내 끓인 된장국과 간을 잘 맞춘 주먹밥은 또 어떠한가. 누군가의 속을 채우는 요리만이 아닌 영혼을 위로하는 이런 마법같은 식당이 정말 어디엔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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