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페어링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2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주불사의 고사성어의 주인공이 마치 나라도 되는양 술을 즐기는 나로서는 일단 술에 대한 책은 반갑다. 다만 내가 먹지 않는 술이 있는데 그게 와인이라는 점이 못내 아쉽다.



몇 년전부터 와인붐이 불어 나도 한 때 즐겨보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맛도 잘 모르겠고 다음 날 주취가 너무 심해 포기해버렸다. 고기를 먹을 때는 레드와인이라는 둥, 그 정도의 지식만 있었는데 더 이상 와인에 대한 정보를 알 기회는 놓친 셈이다.

사실 이 책은 와인자체의 정보도 아주 풍부하지만 이상하게 풍경이 그려지는 매력이 있다.



수없이 등장하는 배달음식이 그려지고 거기에 맞는 와인을 음미하는 등장인물들이 그려지면서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는 맛이 일품이다. 사실 저자의 고백으로 보면 그토록 예찬하는 와인을 많이 즐길 정도의 재력은 없는 것 같다.

흔히 와인을 좋아하다 말아먹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와인가격은 싸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형편에 맞는 와인을 골라 즐기는 모습에서 고수의 느낌마저 풍긴다.



그나마 가족들도 와인예찬자들이라 다행이다 싶다. 아내의 입맛역시 고수 못지 않은 듯 하다.

도란도란 음식을 나누고 와인평가를 하는 모습에서는 돈 잘 못버는 가난한 작가의 삶이 느껴지지 않는다. 돈이 많다고 해서 삶의 질도 고급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부순다.

이 말은 돈이 좀 없다고 해서 와인을 즐기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낮술을 즐기는 고수답게 날씨와 기분의 변화에 따른 술의 선택지가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랄까. 그냥 뭐 일상이 다 술 즐기기에 좋다는 뜻이니 술값 지출이 만만치 않으리라.



고급와인 시음회에서 병째로 바닥을 훑는 장면은 익살맞으면서도 그 집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 어떤걸 정열적으로 좋아하게 되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가뜩이나 시국도 어지럽고 경제도 엉망이란다. 이 와중에 안팔린다는 책까지 냈으니 더욱 술이 땡길지도 모를일이다.

그럼에도 이런 현실이라는 전투에 참여하는 작가와 출판사의 전우애에 박수를 보낸다. 좋아하는 와인을 더 자주 즐기려면 책이 잘 팔여야 할텐데. 내가 왜 걱정이 되는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