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이 모여 문장이 된다 - 치열하게 걷고 간절하게 쓰는 사람의 이야기
박종민 지음 / SISO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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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씩 거는 길은 인생을 닮았다. 누군가는 느리게, 누군가는 빠르게..

그렇게 걷다보면 비를 만나기도 하고 눈발을 맞기도 한다. 거센 바람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고 한 발자욱도 내디딜수 없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 또 인생이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나이가 들면 걷는 일조차 버겁게 다가온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탈것도 많은 세상에서 걷는 다는 것은 조금 뒤쳐진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 눈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이고 느끼지 못했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몇 년전부터 전국 곳곳에 무슨무슨 길이 붙은 산책길들이 생겼다.

그러고보니 대한민국의 길들은 참 아기자기하고 둘러볼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서도 성곽길이며 공원길, 한강변이나 청계천변들처럼 걷기 편한 길들이

많아졌다. 전국으로 보면 주말마다 골라 걷는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길들을 걷다보면 추억도 만나고 선한 사람들의 인심도 만나고 저자처럼 장갑을

건네는 천사를 만날지도 모른다.




나도 오래전 서울근교의 산들을 올랐던 경험이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악'자가 들은

산들은 정말 험해서 밧줄을 붙들고 오른 적도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몹시 흡족했던 기억들. 아마 지금 다시 하라면 어렵지 않을까.

등산에 어려운 점은 올라갈 때 보다 내려올 때라고 선배들이 일러주었다.

체중을 실어 바윗길을 내려오다보면 무릎에 무리가 온다. 결국 등산을 하다 무릎이 나빠졌다. 그래도 그 아름다운 풍광과 같이 올라간 사람들과의 소중한 기억들, 하산후 누렸던 막걸리 한 잔의 추억은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그렇게 걷고 오르고 마시고 즐기는데에만 집중했는데 여기 저자는 길을 걸으면서

글을 모았던 것 같다. 길을 걸으며 느끼는 모든 것들, 풍경들, 사람들, 인정들...

그래서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쌓였다. 참나 나는 왜 이런 멋진 일을 놓쳤을까.

걸으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한다. 저자가 소개해준 길들을 하나씩 걸어볼 예정이다.

가장 추천한다는 양수역에서 시작되는 그 길.

세미원, 두물머리, 북한강 철교를 건너 운길산 역까지...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여정일 것이다. 혹시 역근처 맛집이 있다면 추천해주시길...

걸어보지 못한 길들이 아직 이렇게 많다는 것이 놀랍다.

추석 연휴에 외국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길 여행도 좋지 않을까.

마침 추석연휴에 저자와 함께 타박타박 잘 걸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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