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여름 햇살처럼 - 시대를 건너 우리에게 온 여성들의 입체적인 이야기들
백세희 엮고 옮김 / 저녁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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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너무 지독하고 길게 계속되니 '여름햇살'이란 제목이 좀 무섭게 다가온다.

아마도 저자는 생명을 키우는 여름의 햇살을 생각하면서 지었을 제목일텐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아주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쓴 작가!



우울증을 오래 앓았다는 저자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문장들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주로 나도 아주 재미있게, 의미있게 읽었던 책들의 문장이어서 많이 반가웠다.



'작은 아씨들'은 책으로도 영화로도 나를 너무 감동시킨 작품이었다.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에 자매들의 일상과 열정, 그리고 운명같은 것들이

지금도 기억에 뚜렷한데 정작 이런 문장이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 이럴줄 알았다면 문장들을 적어둘걸 싶었다.



나혜석이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고 소설을 썼던가? 그녀의 치열한 삶이, 세상에

대한 억울한 심정들이 작품을 통해 전해진다. 나혜석이 지금과 같은 세상에

태어났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텐데. 조선의 여자로 태어나 외롭게 투쟁하다

비참한 삶을 마감했다고 생각하니 좀 우울해진다.



처음 책이란걸 읽기 시작하면서 나를 제일 먼저 감동시킨 책은 바로 '제인 에어'였다.

'빨간 머리 앤'이나 '작은 아씨들', 그리고 나혜석의 책들에서 인용한 문장들은

하나같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외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오만과 편견을 가진 세상, 여성을 수동적인 존재로 여겼던 시절에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친 주인공들. 여성들.

오랜만에 내가 애정했던 작품들의 문장들과 주인공들을 만나서 행복해졌다.

아마 몇 년후, 몇 십년 후에 저자의 문장들도 이렇게 기억되는 순간들이 오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악착같이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이 따사하게 다가온 책이다. 그동안 오래 책을 읽어왔던 독자들, 그중에서도

어린시절 빨강머리 앤이나 제인 에어를 사랑했던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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