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쁜 년놈들은 몽땅 교도소에 잘 가두어두었을까. 아마 죄지은 놈들중에 반도 못되는 것들만 거기에 있을 것 같다. 죄를 짓기를 했는데, 잘 숨기고 잘 숨어서 보통 사람들처럼 섞여 잘 살아가는 인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죄를 짓고 싶어서 지은 놈도 있지만 서른 아훕 연기지망생 혜수의 경우는 정말 억울한 케이스이다.

수십 차례 연극무대에 섰지만 제대로 된 보수를 받은 적도 없었고 극단을 나온뒤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바로 떼인돈 받으러 다니는 일이었는데 하필 마약운반책으로 벌어들인 돈이었다.

물건만 배송하면 되는 줄 알았던 일들의 뒤에 더러운 범죄가 숨어있다는걸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재판장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교도소까지 가게된 혜수.


교도소에서 만난 왕언니란 여자가 흘린 말 한마디에 혜수는 치매 노인의 수천억 유산 빼돌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과거 유명 인사와 화류계 여자 사이에서 낳았다는 홍희란.

미모가 뛰어나고 머리도 좋았지만 출신배경이 문제가 있어 제대로 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요정 마담으로 사업을 키웠던 그녀가 인천의 향토기업인 신겁그룹 회장의 첩이 된다.

아이를 낳고 잠적했다가 회장이 죽게되자 아이을 내세워 유산을 받겠다고 나타났다.


혜수와 함께 교도소에 있던 왕언니는 신건그룹의 외손녀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고작 2년만에 출소가 확정되었고 모종의 계획을 혜수에게 말한 뒤 나가자마자 살해되었다. 이제 왕언니가 하려던 일을 혜수가 할 차례였다. 혜수는 출소하자마자 어려서부터 어울려 자란 처지가 비슷한 옥녀와 의기투합하기로 한다.

가장 먼저 신건그룹의 숨겨진 첩, 홍희란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냈고 요양보호사로 위장하여 방문하게 된다.


홍희란은 이제 늙었고 치매가 왔고 눈도 보이지 않는단다. 그 집에 요양보호사로 위장해

들어가 그녀가 받을 유산을 빼내면 될 일이다. 하지만 웬지 홍희란의 상황이 수상하다.

연기를 하는 것도 같고 눈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더구나 숨겨둔 아이폰에서는 놀랄만한 화면이 숨겨져 있는데..

결국 혜수는 해고를 당한다. 이제 혜수는 홍희란의 유산을 빼내오기는 커녕 자신의 목숨마저 위험해진 것을 감지한다.


유산 가로채기는 그만두고 경찰에 신고해야만 하는걸까.

이 사건에서 벌써 죽은 사람이 7명이다. 혜수까지 죽이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혜수는 옥녀에게 경찰에 신고하고 하지만 옥녀는 반대한다.

혜수가 세든 건물주의 딸인 세영 역시 막판에 도우미로 뛰어들었지만 업적을 내지 못한다.

다만 노파가 남긴 현금과 금덩어리를 챙겼다.

노파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소설의 반전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결말이다.

결국 치매노인 유산 뺏어먹기 프로젝트의 진정한 승리자는 누구일까.

이 프로젝트는 혜수가 기획한 것이 맞는 것일까.

마지막장을 덮을 때 쯤이면 저자가 독자들을 어떻게 감쪽같이 속였는지 알게 되고 조금쯤은 허망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이런 반전이 이런 소설의 즐거움이 아닐까.

결국 이 미스터리한 소설에서도 나는 또 한번 멋지게 속아넘어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