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가 사는 초월시에 대기업 본사가 이전해온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은주가 사 놓은 아파트들이 오르기 시작한다. 아 이래서 부동산 투자를 하는구나, 은주는 대출을 더 일으켜 집을 더 사놓으려고
하지만 한도가 넘쳐 불가능하다. 몇 채만 더 사놓으면 몇 천, 몇 억은 따놓은 당상인데...
은주는 욕망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하지만 대기업 본사 이전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가격은 급강하한다. 은주는 이제 몇 십장의 집문서를 지녔지만 옥상에서 뛰어내린 남자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아마 대한민국처럼 부동산투기가 성행한 곳이 있을까 싶다.
지금도 전세사기에 모든걸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깡통전세에 멍드는 세입자가 한둘이 아니다. 과거 대한민국 경제가 용트림을 하던 시절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번 복부인들이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 집없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대는 거머리같은 인간들이 수두룩하다.
화려한 깃을 가졌지만 날아오르지 못하는 공작새처럼.
그런 새의 이름을 가진 공작성운아파트의 사람들은 언젠가 날아오를까.
부동산투기로 쓴맛을 본 은주의 실패담이기도 하지만 미스터리한 사건의 비밀을 따라가는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