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새들의 섬
김명진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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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태초 자연의 모습이다.

키위를 비롯해 날지 못하는 새가 많은 이유는 과거 인간의 발길이 잦지 않았던 시대에 새들을 잡아먹는 포유류가 거의 없다보니 날아오를 이유가 없어서라고 한다.

인간도 너무 편한 삶만 지향하다보면 열정이 식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 같다.


몇 년전 나는 이 책의 저자인 '김명진'의 또 다른 여행기 '오리도 날고 우리도 날고'를 읽었었다. https://blog.naver.com/hjmjkklll/222714037605


오죽하면 노파심이란 말이 다 있을까. 노인이 되면 혼자 중얼거림도 많아지고 잔소리가 많아진다.

가뜩이나 먼 나라의 여행이니 긴장이 되어 더 그러셨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불편하고 짜증스러웠지만 언젠가 그 잔소리가 그리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며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모습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뭐든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는가.


여행경험자답게 꼼꼼하게 준비를 잘했지만 여행중 부딪히는 문제들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인생을 닮았다고 하지 않던가. 태풍이 몰려와 타려던 배가 뜨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노후된 배를 때리는 거친 파도에 아직 하지 못한 일들이 많은데 죽는건 아닌지 조마조마했던 일. 그것이 무서워 여행을 멀리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잠시 흔들리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인생처럼 잘 이겨내야지.


비싼 물가때문에 돈내고 펭귄보는 곳을 피해 기다리는 모습이며 혹시 아들이 돈을 많이 쓸까싶어 싸고 양많은 음식만 주문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역시 부전자전이다 싶었다. 그럼에도 계속 손자만 챙기시려는 모습에서 속이 상했다는 아들의 마음 역시

아버지를 사랑하고 챙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놓는게 이렇게 어색하다.

책의 말미에 저자의 아버지가 쓰신 후기가 감동스럽다.

손주를 돌보느라 함께 하지못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혹시라도 아들과 손주에게 폐가 될까 미리 체력을 키워놓으려고 애쓰셨던 모습이며 손주를 알뜰히 챙기시는 모습까지 정말 다정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셨다.

거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로움과 나이가 많음에도 운전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는 말에 코끝이 찡했다.

속상하는 순간들이 왜 없었을까마는 그래도 이 여행이 남은 시간을 살아내는 멋진 양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건강 잘 유지하셔서 남자 3대 여행 또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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